"등기 우편 왔습니다. 서명은 영수증 대신 이 단말기(PDA)에
해주세요."
경북 경주시 주민들은 빠르면 3월부터 종이 수령증 대신 바코드가 달린
개인휴대단말기(PDA)를 들고 다니는 '디지털 집배원'을 만날 수 있다.
체신청은 우편물 접수·분배·배달 전과정을 전산화한다는 목표로 올해는
우선 서대구·구미·경주 우체국등 전국 23개 정보화 시범 우체국부터
집배원들에게 PDA를 나눠주고 있다.
이 PDA에는 그날 배달할 우편물과 최단거리 배달경로, 적절한 배달 시간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2004년부터는 이용자가 자신이 부친
우편물의 위치를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는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인공위성 위치추적시스템(GPS)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의 결합으로
집배원과 우편물의 위치 추적이 가능해지기 때문. 이를 위해
서대구우체국은 지난 99년부터 관할 지역에 대한 정밀
지리정보시스템(GIS) 구축 사업을 벌여왔다.
우체국이 달라지고 있다. 근대의 상징인 우체국이 인터넷 시대를 맞아
디지털 정보·물류기지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것.
◆ 달라지는 우체국 = 도내 일선 우체국은 읍·면 단위까지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배울 수 있는 '인터넷 사랑방'을 설치했고, 성주
'도흥참외'·대구 수성구의 '황토발 신발' 등 지역 토산품을 발굴,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주요 우체국들은 대형 물류 창고를 확보하고 민간업체와 택배 서비스를
경쟁하는가 하면, 작년 말부터는 인터넷 이메일을 자동으로 인쇄해
주소지로 배달해주는 하이브리드 메일(hybrid mail) 서비스도 시작했다.
우체국 홈페이지(www.epost.go.kr)에 접속해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들의 배달 수단도 달라졌다.
자전거·오토바이에서 경승합차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 26년째 집배원
생활을 하고 있는 대구우체국의 정광현씨는 "10년전만 해도 자전거로
배달했는데 요즘에는 마른 고추 등 농산물 택배가 많아 자동차가 아니면
배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북 체신청은 지난해 '1인 1정보화자격증 갖기' 운동을 전개, 전
직원의 93%가 워드프로세서·인터넷정보검색사 등의 정보화 자격증을
취득했다. 집배원 인터넷경진대회와 시험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집배원의
정보화 수준을 평가하고 위탁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 물류기지로 변신 =우체국의 변신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인터넷과
디지털 휴대전화의 등장으로 아날로그 통신수단인 편지의 영역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간에 주고받는 편지의 양은 지난 99년
1억 8900만통에서 2000년 1억3300만통으로, 2001년 다시 1억1000만통으로
급격히 줄고 있다.
반면 상품 카탈로그 등 상업 우편물은 99년 8200만통에서 2001년에는
2억3100만통으로 급증했다. 덕분에 전체 우편물량도 매년 10%씩 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홈쇼핑·인터넷쇼핑 등의 상품을 전달하는 택배
업무는 폭발적으로 늘어, 우체국 업무 주영역으로 부상했다. 우체국의
지난해 택배 매출액은 374억원으로 2000년의 111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일반 소포 매출도 99년 640억원에서 작년에는 1204억원으로
증가했다.
◆ 문제점 =일부에서는 이런 변신에 대해 정부기관인 우체국이
민간업체의 영역을 너무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우체국의 고유 업무가 줄자 택배·물류·금융 등 민간 영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체신청 관계자는 "기존 우체국 인프라를 살려 민간 서비스의
비용을 낮추고 지역 경제 살리기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우체국도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