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고 좌우로 남덕유산 연봉들이
둘러선 전북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육십령 자락. 임오년을 맞아 이곳
해발 450~500m 구릉에 말과 함께 질주하고 도약하려는 주민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마사회가 대단위 경주마 육성 목장을 조성하려는 채비를
차리고 있는 것이다.
"마사회가 2005년 부산 경마장 개장을 겨냥, 국산 경주마를 기르는 내륙
첫 대형 목장입니다. 고냉지의 청량한 기후가 초지를 가꾸고
더위에 약한 말들을 기르기 좋은 데다 서울·부산 경마장까지 승용차로
두시간 반 거리입니다."(박현식·43·장수군 자치지원담당)
이곳 경주마 목장 부지는 82만평. 초지 28만평과 경주마 조련 주로
2면(1800×15, 1600×15m), 마사 21동, 말 진료·휴양소, 경주마 경매장
등이 조성된다. 마사회가 연내 부지를 매입, 착공한 뒤 2004년까지
목장을 완성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1500억원이 투자된다.
이곳에서 공급할 경주마는 연간 400여마리. 마사회는 망아지가 태어나
젖을 떼는 6개월이나, 다 자라는 24개월까지 농가에서 기르게 한 뒤 직접
매입하거나 민간 마주들에게 분양케 하면서 목장에서 1~6개월씩
조련시킨다. 마사회는 자체 보유한 경주마 씨 숫말을 농가의 씨 암말과
무료 교배시켜 망아지 사양관리와 검진까지 맡아준다.
주민 일각에선 목장 주변 환경오염과 생활터전 상실 등을 들어 처음엔
반대했으나, 축산폐수로 양어장을 운영하는 제주 경주마 육성 목장을
견학한 뒤 생각을 바꿨다. 마사회는 경주마목장 운영인력 220여명 가운데
60%쯤을 현지 주민들로 채용하려 한다. 이곳 부지 가운데 50여만평은
국·공유지여서 땅 사기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수군은 경주마 목장이 청정지역 광활한 초지과 경주마 조련 등
볼거리를 주면서 내륙관광거점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병인 장수부군수는 "목장 바깥으로 승마 및 마차 체험코스를
갖추고, 군에서 열어온 각종 승마대회를 확대하는 등 말을 테마로 한
관광지를 조성, '말 하면 장수'를 떠올리게 하겠다"고 말한다. 이곳은
고속도로 장수IC에서 불과 6㎞ 거리에 자리해 있다.
마사회는 목장 조성이 경주마 수입에 드는 외화(2006년 1000만달러
예상)를 절감하면서 경주마 산업 인프라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리라고 밝힌다. 마사회 최인용(42) 마사등록팀장은 "경주마
자급률을 75%로 높여 경주마의 국적을 갖추면서 경주마 생산에서
소비까지 다양한 연관산업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경주마 국제진출의
계기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