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제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예비 사법연수원생
송모(24·서울대 법대 졸)씨는 연초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3월 초 연수원 입소를 앞두고 함께 합격한 동기생 4명과
스터디그룹을 조직해 연수원 과목을 미리 예습하고 있다. 오는 7일엔 주
3회로 예정된 스터디그룹의 첫 모임이 있고 하루 전날인 6일엔 연수원
1년차 선배를 매주 한 번씩 초빙해 모의고사를 보는 '과외교습'을
시작한다.

송씨는 "중·고생들이 학년 올라가기에 앞서 상급 학년 과목을 미리
공부하는 '선수학습'이 요즘 예비 연수원생들에게도 기본이
됐다"면서 "많은 예비 연수원생들이 나름대로 이런저런 준비들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시험 합격자들이 연수원 입소를 3개월 앞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생존경쟁을 치르고 있다. 연수원 입소 후의 피 말리는 경쟁은 이미 오래
전부터의 일이지만 이제는 연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합격자 수가 처음으로 1000명선으로 늘어
판·검사 임용이나 로펌 취업이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예비 연수원생들을 더 불안케 하고 있다. 대형 로펌에 취업하거나
판·검사로 임용되려면 전체 합격자의 상위 30%선인 340등은 돼야 한다는
게 연수원측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을 상대로 한 특강까지 등장했고 이곳에
합격자들이 몰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영산대학교(경남
양산 소재) 법무대학원 서울 분교는 오는 7일부터 '연수원 과정 대비
특강'을 개설한다. 이 강좌는 실무에 능한 변호사들을 교수진으로 구성,
민·형사재판 실무과정을 주당 3번씩 2개월 코스로 강의할 예정이다.
지난해 첫 개설 당시 30명이었던 수강생이 올해는 2일 현재 정원 58명을
넘은 64명이 수강신청을 한 상태이다.

90년대 초 사시에 합격한 수원지검의 김모 검사는 "당시만 해도 연수원
입소 전 3개월은 그간 하지 못한 일을 실컷 하면서 푹 쉬는
분위기였다"며 "이제는 사시 합격만으로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시대는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