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180)=165, 167 등은 '가'의 단점을 의식해 몸을 사린
수들. 169로는 170에 차단하고 싶으나 참고 1도 14까지, 이건 누가 봐도
백의 대득(대득)이다. 4에서 8까지의 수순만으로도 백이 선수로 8집을
해치운 결과다.
178로 젖히고, 179로 끊어 먹었을 때 180으로 잇는 것으로 바둑이
끝났다. 179로 참고 2도 흑 1이면 백 2로 막고, 3을 안둘 수 없을 때 4로
중앙 흑이 고립된다. 매우 간단하고도 쉬운 변화. 헌데 이 바둑의
'라스트 신'이 미스터리로 남았다. 180을 보자 뤄시허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돌을 거둔 것이다.
180으론 '나'로 때려낼 줄 알았던 것일까. 백이 그렇게 두었더라도
승부는 불변이지만 흑이 착각했을 수는 있다. 그게 아니라면 패배의
구실을 만든 것인데, 위장술로 보기엔 뤄시허의 눈 빛이 순간적으로 꽤
당혹감을 담고 있었다. 어쨌든 패자로선 고행을 끝내고 누울 무덤을
발견했으니 얼마나 홀가분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