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 없이 제사 못 지낼 것으로 알고있는 한국인이다. 왜 하필 명태만을
고집했을까. 예부터 우리 한국사람이 가장 많이 두루 먹어왔고, 말려두고
연중 먹을 수 있는 보편성 때문만은 아니다. 신명에게 바치는 희생음식은
어느 한 군데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불문율이요, 이
조건에 가장 부합되는 것이 명태이기 때문이다. 살 말고도 내장으로는
창란젓갈, 알로는 명란젓, 대가리로는 귀세미 김치, 심지어 눈깔은
구워서 술안주로, 껍데기는 말려두었다가 살짝 구워서 쌈 싸먹고, 꼬리와
지느러미는 볶아서 맛국물을 낸다. 곧 명태로 36가지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또한 명태는 이 세상에서 유독 한국사람 만이 먹고 또 가장 많이 먹어온
주체어다.「본초강목」을 바롯, 중국의 본초문헌에
명태가 기재돼있지 않다. 일본에서는 「스케도우 다라」라 하여 대구의
일종으로 보고, 어묵이나 가마보코의 원료로 썼을뿐 별로 먹지는 않았다.
서양에서도 알래스카 대구라 하여 먹는 것과는 거리를 두었다.

명태라는 이름에 대해 설이 많은데, 이유원의 「임하필기」에
옛날 함경도 감사가 명천에 갔다가 태씨 성의 한 어부가 바친 생선을
맛있게 먹고 이름을 물었으나 이름이 없다 하자 명천 어부
태씨가 바쳤다 해서 명태로 이름을 지었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한낱 전설에 불과하다. 전통 생선이름은 상어 민어 하듯이
「어」, 갈치 꽁치 하듯이 「치」, 그리고 서대 횟대 보굴대 낭태 명태
하듯이 대·태로 돼있다. 중종 때 증보한 「동국여지승람」에 명태는
무태어로 나오고 「임원십륙지」에 태어로 나온 것으로
미루어 명태의 태는 고기를 뜻한 것으로 보여진다. 삼수갑산 깊은
산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은 눈이 침침해지는 병이 많았는데 해변에 나와
이 명태 간을 오래 먹고 들어가면 눈이 밝아진다 하여 밝을명자가
붙었거나, 함경도 지방이나 일본 동해안 지방에서는 이 명태 간으로
기름을 짜 등기름을 삼았기로 밝게 해주는 고기라 해서 명태가 됐을
확률이 높다.

북양어장에서 꽁치에 이어 명태잡이가 따돌림당하고 있다. 그것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고 한국인 만이 먹는 주체어라는 차원에서
꽁치와는 다른 원망이 부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