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선발투수."

김병현(22ㆍ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내년 시즌 보직과 관련해 처음으로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지난 11월 28일 옛 스승인 최양식 무등중학교 야구부 감독(42)과의 만남에서 김병현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최감독은 김병현이 중학교 2학년때인 지난 93년 현재의 '잠수함(언더핸드스로) 투수'로 만들어낸 조련사.

이날 오후 10시가 넘어 김병현의 광주집(풍암동 모아아파트)에서 단둘이 만난 최감독에 따르면 김병현은 지난 13일 귀국 인터뷰에서 밝힌 "선발이나 마무리에 상관없이 팀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등판하겠다"는 것과 달리 아직도 선발투수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김병현이 선발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마무리투수로서 느끼는 정신적, 육체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

김병현은 "마무리투수는 매 경기 몸을 풀고 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4일 휴식후에 등판하는 선발 투수보다 체력적인 소모가 많다"며 "또 박빙의 승부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도 엄청났다"고 말해 월드시리즈를 포함한 올시즌 팀의 소방수로 겪었던 어려움을 최감독에게 토로했다.

최감독은 "병현이가 선발투수로 나설 경우 상대 팀에서 투구내용을 상세히 분석하기 때문에 훨씬 힘들 수도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젊기 때문에 선발투수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월드시리즈까지 가는 대장정에서 쌓인 피로로 인해 김병현은 현재 컨디션이 좋지않은 상태.

"병현이가 굉장히 지쳐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는 최감독은 "본인 스스로도 마치 봄날 식곤증처럼 하는 일 없이 피로를 느껴 현재 보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

이날 만남에서 김병현은 '월드시리즈 4, 5차전에서 홈런을 허용한 것이 실투였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시인했다.

최감독에 따르면 김병현이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 '스트라이크 같은 볼'을 던지지 못하고 정직한 공으로 승부를 건 것은 경기를 빨리 마무리짓고 싶어 서둘렀기 때문이라는 것.

한편 김병현은 11월 29일 모교인 무등중학교측이 준비한 환영행사를 거부하며 줄행랑친 뒤 더욱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 광주=스포츠조선 신창범 기자 tig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