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조 추첨 전에 한국에서 본선 1회전을 치르기로 결정된 것은
한·중·일의 이해관계를 고려한 특이한 경우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겸 FIFA 부회장은 28일 FIFA월드컵조직위원회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중국 축구협회의 제안이 먼저 있었으며, FIFA 집행위원들도
한·중·일의 지리적, 경제적 요인을 고려해 만장일치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중국과 육지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
회장은 "중국 정부가 육로 이용 문제를 북한과 협상한다면, 월드컵 기간
중 자동차나 기차를 이용해 몰려드는 중국 팬을 실어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만명의 중국 팬이 비행기나 배만으로
일본에 간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의 물가 차이도 중요한 이유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축구주간지 '족구'의 판차오(30) 기자는 "중국 팬이 모두
부자인 것은 아니다"며 "한 달 동안 일본의 물가를 감당하며 축구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불법 체류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 정부가 중국인들에게 쉽게 비자를 내주지 않는다는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됐다.

정 회장은 "지난 27일 중국이 한국에서 경기를 갖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블래터 FIFA 회장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한국에서
경기를 갖는 대신 브라질 등 인기 팀이 일본에서 경기를 하도록
양보한다는 '밀약설'에서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오카노
일본 축구협회장도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기 때문에 중국이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데 반대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 회장은 또 "중국인들이
티켓을 쉽게 구할 수 있겠느냐"는 중국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에
배정된 해외 판매분을 구입할 수 있지만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