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본부세관이 진짜같은「가짜」때문에 골치를 썩고있다. 워낙
정교하게 만들어 내기때문에 경력 10여년이 넘는 베테랑 세관관계자들도
가짜를 구별해 내기가 쉽지않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은 최근 루이비통·구찌·펜디 등 해외 유명상표를
위조해 제조한 가방·핸드백·의류·지갑 등 2만여점 45억원 어치(진품
기준)를 일본으로 밀수출하려던 김모(42)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가짜
상품 밀수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 이들이 만든 가짜 상품은 루이비통 등
외에 샤넬·프라다·베르사체·카스텔바작 등 10여가지에 이른다.
부산세관 김영기(47) 조사3계장은 『그동안 부산항의 가짜
상품은 밀수입이 주류를 이뤘으나 차츰 밀수출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밀수입·밀수출 대상이 되는 가짜 상품은 잡화·의류
등에서부터 완구·인형·양주·만년필·시계·배드민턴채·골프채·
비아그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부산세관 이삼우(53) 조사총괄과장은 『종전 상표만을 엉성하게
도용하던 업자들이 요즘 외국의 컬러 명품잡지, 컴퓨터 그래픽 등을
이용해 제작하고 있어 가짜들이 진짜를 뺨칠 정도로 정교해지고
있다』라며 『이번 밀수출 가짜들도 구별하기 힘들어 백화점 등의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제품을 도용하는 사례와 지적 재산권 침해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 가짜의 공격을 많이 받고 있는 대표적 국내 제품은
엽기토끼 마시마로 인형. 마시마로 인형은 주로 중국에서 만들어져
국내로 수입되고 있다. 눈이 처져 있고 귀가 한쪽이 접혀 있는 점 등이
정식 마시마로와 다르다. 올들어 마시마로나 포켓몬스터 등의 캐릭터를
도용, 가짜 인형 등을 만들어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사례는 7건에
13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건수로는 40%, 금액으론
187%나 증가했다.
그래도 아직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부산세관에 따르면
가방 등 가죽 제품의 경우 가죽재질·바느질·글자 등의 인쇄상태가
조잡하고 제품 일렬번호를 갖고 있지 않으면, 양주는 병뚜껑·라벨의
인쇄상태와 술 색깔이 흐릿하면 십중팔구 가짜다. 요즘 가장 진짜 같은
가짜로 세관을 긴장시키고 있는 품목은 중국산 비아그라. 약통은 물론 약
모양도 진짜 비아그라와 비슷, 식품의약청에 성분을 의뢰해봐야 겨우
가짜를 알아낼 수 있을 정도다.
신일성 부산경남본부세관장은 『가짜를 경계해야 하는 것은 상품
유통질서 확립도 있지만 가짜가 진짜를 구축, 가치 체계를 전도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제일 관문 부산항은 국내 진짜·가짜간 승부의
향배를 좌우하는 전략적 요충지이므로 가짜의 확산을 막는 일이 어느
지역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