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아침, SBS 탄현제작센터 별관 분장실에는
스태프·출연진·분장사, 심지어 경비 아저씨까지 몰려와 뭔가를
구경하고 있었다. '아는 것이 힘이다'란 프로그램에서 진짜와 가짜
보석을 가리는 방법을 알려 주기 위해 빌려온 10억원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 협찬사 말에 의하면 최고급 다이아몬드 1캐럿은 1000만원을
호가하지만, 같은 크기 큐빅의 원가는 200원 정도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 가짜가 없는 곳은 없겠지만, 연예계에도 심신애의 '요지경
세상' 노랫말처럼 PD, 기자, 매니저, 브로커까지 다양한 '가짜'들이
판친다. 몇달 전엔 가짜 PD가 캐스팅을 미끼로 여자 40명을 농락해
가짜의 '진수'를 보여주더니, 최근 남이 부른 노래로 판을 내고 데뷔한
가짜 댄스그룹까지 생겨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가짜 때문에 피해를 본 연예인도 한둘이 아니다. 탤런트 김정현은 지난
여름 산업스파이와 한국 비밀요원의 대결을 그린 첩보액션 영화를
제작한다는 대구의 한 영화사와 출연계약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대표가 수십억원을 투자받아 들고 튄 가짜 영화사였던 것이다. 가수
유승준은 '가짜 매니저'가 유승준의 서명과 소속사 직인을 위조해
팬사인회 계약을 맺고 돈을 챙겨가는 바람에 봉변을 당했다. 속사정을
모르는 팬들은 유승준을 원망했다.
god도 얼마전 다른 가수의 팬클럽 여고생 회원이 인터넷을 통해 god의
가짜 공연표를 200여만원어치나 팔아먹은 사건에 휘말렸다. 가짜에게
당한 '올해의 대상'은 역시 여성그룹 베이비복스다. 가짜 공연기획자를
만나 중국에서 공연하고도 한푼도 못 받았고, 호텔비를 못내 붙잡혀
있다가 한국에서 돈을 송금받아 겨우 풀려났다니 얼마나 열 받았을까?
떨어지는 인기를 만회하려고 가짜 납치극을 벌인 탤런트도 있었지만
가짜라서 오히려 덕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요즘 우리나라 TV CF에
나오는 '마이클 잭슨'과 '션 코너리'도 다 가짜지만, 진짜
트랜스젠더인 하리수의 인기를 넘보고 있는 '개그콘서트'의 여장남자
황승환도 '가짜 스타(?)'다. 황승환은 요즘 하리수의 몸매를 따라잡기
위해 물만 먹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하리수는
'진짜'지만 자기는 '원조'라며 이렇게 너스레를 떤다. "선생~님,
가짜도 노력하면 진짜가 될까요?"
( 백현락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