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북한 인권 개선 운동을 펼치고 있는 피에르 리굴로(Pierre Rigoulot) ‘북한 주민돕기 위원회’ 회장이 최근 프랑스 주재 북한 일반 대표부로부터 협박 전화를 받았다.

리굴로 회장은 “지난 21일 낮 12시쯤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일반 대표부 직원이라고 밝힌 한 남자가 내 휴대폰에 메시지를 남겼다”면서, “그는 우리 위원회의 활동이 프랑스 정부의 동의 아래 이뤄지는 것이냐고 물은 뒤, 내가 한반도 통일을 방해한다며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외교관이 주재국 국민에게 직접 이같은 협박과 험담을 하는 것은 외교관례상 대단히 드문 일이며, 비외교적인 처사로 간주되고 있다.

리굴로 회장은 “휴대폰에 등록된 전화 번호를 추적한 결과, 파리 주재 북한 일반 대표부임을 확인했다”며, “프랑스 외무부와 경찰에 신고하고, 언론에도 알렸다”고 말했다.

리굴로 회장은 반년간 학술지 ‘사회사 평론’ 편집장을 맡고 있는 역사학자이며, 지난해 시민단체 ‘북한주민 돕기 위원회’를 발족,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성명서 발표와 북한 문제 토론회 등을 주도해왔다. 좌파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지난 24일자에서 리굴로 회장에 대한 북한 외교관의 협박 전화 사실을 ‘숭배하지 않으려면 입을 닥쳐’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곱슬 머리를 빗질해 약간 올려 세운 김정일은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위대하고, 강요와 협박을 통해 오로지 숭배만 받아들인다”고 희화적으로 지적했다.

(파리=박해현 특파원 hh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