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정년 연장안(62세→63세)이 과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까?

야당이 지난 21일 국회 교육위에서 표결 통과시킨 연장안이 확정되려면
법사위와 본회의 의결을 잇달아 거쳐야 하는데, 한나라당이 주말을
고비로 한발 후퇴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국회처리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초 교원정년 연장안의 '29일 본회의 처리'를 공언했으나,
지난 주말 '이번 정기국회(12월 9일 회기만료) 내 처리'로 슬그머니
물러섰다. 26일 법사위에선 검찰총장 국회출석 의결 문제로 연장안의
동시처리가 어렵고, 28일 법사위에서도 민주당이 강력 반발할 경우 29일
본회의 상정이 어렵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였다.

한나라당은 일부 여론의 비판과 이를 등에 업은 정부·여당의 역공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으며, 러시아를 방문 중인 이회창 총재도
신중론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힘으로 DJ의 잘못된
정책을 되돌려놓겠다며 법사위와 본회의에서도 무리하게 표결을 강행할
경우 '오만한 야당'이란 비난을 뒤집어 쓸 수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재오 총무는 25일 "교원정년 연장안을 이번 정기국회
중에는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29일 통과가 어려우면
30일과 12월 6·7·8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당이 물리적으로 저지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 때 가서 보자"고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여론은 우리 편이다.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교육위 강행처리에 대한 이회창 총재의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결국
연장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이낙연 대변인은 논평에서 "교육문제마저 정치논리로 접근하는
한나라당과 이 총재에 대한 국민적인 비난이 높아지자 한나라당도 뒤늦게
고민하는 것 같다"며 연장안 철회를 요구했다.

교원정년 연장안 국회처리를 둘러싸고 야당이 수적 우위로 밀어붙이고,
여당이 물리적 저지를 시도하는, 여야가 뒤바뀐 충돌이 벌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원의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63세로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야당의
교육공무원법 개정 추진에 대한 청와대의 '내부 기류'가 바뀌고 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관련 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시킨 직후나 그 이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분위기는 '불만은 있지만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까지 고려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주조였다.

그러나 요즘은 "야당이 교육공무원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때까지는
모든 판단을 유보한다"는 쪽으로 바뀌었고, "반대 의견이 다수일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참모들이 부쩍
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에서 교육공무원법을
통과시킬 경우, 여론과 정국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으나, "청와대 내의 주된 분위기는 거부권 행사 등
강경대응도 불사해야 한다는 쪽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교원정년 연장에 대해 몇몇 여론조사에서 "개혁후퇴"라는
비판의견이 높게 나타나고, 일부 교사·학부모 단체에서도 이를 공개
제기하는 상황에 고무돼 있기도 하다.

그러나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거론이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인지,
아니면 실제 하겠다는 것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