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거리서 춤추던 10대들 보고 자청…그룹댄스로 키워 ##
지난 22일 오후 5시, 경기도 분당 신도시의 한 쇼핑몰 앞 야외무대.
100여명의 10대 소녀들이 내지르는 함성 속에 열띤 '힙합 댄스' 공연이
펼쳐졌다.
1시간여 멋진 공연을 선보인 5명은 '댄스 매니아(DM·Dance
Mania)'이라는 청소년 댄스 그룹에 속한 고교 1~2년생들이다.
임성진(16), 이성하(16), 장진(16), 김준(17), 연재민(16)군 등 이들
5명은 공연이 끝나기 무섭게 무대 뒤편으로 달려갔다.
단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이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지켜본
권정심(여·43)씨를 만나기 위해서다. 이들에게 권씨는, '춤의
세계'에 눈뜨게 해줬을 뿐만 아니라, 불량학생이 될 뻔했던 자신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게 해 준 '참스승'이다.
권씨가 이들을 만난 것은 99년 7월 무렵. 당시 서울 강서구 방원중학교
1학년이었던 큰딸이 "같은 학교 오빠들이 늦은 밤이나 새벽이면
지하철역에 모여 춤을 춘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강서구 방화역을 찾아갔던 것이다. 세종대 무용학과를 나온 권씨는 당시
11년간의 교사생활을 그만두고 3명의 자녀를 돌보던 가정주부였다.
새벽 3시쯤, 방화역에서 권씨는 믿기 어려운 광경을 목격했다. 자신들이
엉성하게 짜깁기 한 국내외 유명 노래들에 맞춰 10여명의 아이들이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었던 것이다. 권씨는 "춤에 대한 열정만 있지 기본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끼'가 발동한 것일까. 권씨는 매일 밤 지하철 역에서 춤추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은 이미 비뚤어진
상태였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욕구를 풀 방법이 마땅치 않은 답답함에
학교도 잘 가지 않고 걸핏하면 싸움에 매달리던 문제학생들이었다.
권씨는 이들에게 "춤을 가르쳐주겠다"고 제의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낯선 '아줌마'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연습장을
구하려고 발이 부르틀 만큼 구청과 복지관 등을 돌아다니고, 미국 등에서
비디오 테이프 등을 구해 '힙합 댄스'를 연구하는 권씨의 노력에 감동,
누구보다 권씨를 따르게 됐다. 권씨는 학교가 끝나는 매일 밤 9시면 모여
이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그런 노력 끝에 DM 그룹은 작년과 올해 각종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에서
상을 독차지했다. 'DM' 멤버 중 일부는 벌써 유명 기획사에 스카우트돼
전문 댄서로 활약하고 있고, 학교 공부도 적극적으로 하게 됐다고 한다.
임성진군은 "거리의 불량소년이 될 뻔했던 우리에게 진정한 춤꾼이 되는
길을 보여준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DM 멤버들과 매주 5~6회의 공연을 하고 있는 권씨는 "춤을 가르치면서
내 삶도 윤택해진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