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과학자들

제임스 트레필 지음 /
장석봉 옮김 /
지호 /
1만3000원


과학은 자연에 감추어진 비밀을 밝히려는 노력의 결실이다. 그런 과학이
오히려 우리를 자연으로부터 더 멀리 떼어놓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우리
현실이다. 물리학자 제임스 트레필의 '자연 속으로 떠나는 과학
여행'의 마지막 편인 '하늘의 과학자들'은 과학의 눈으로 본 자연이
얼마나 더 신비로운가를 일깨워준다.

하늘은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신이 사는 곳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고개를 들어 바라볼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우리 삶의 터전인 자연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하늘은 종교적 신비와 함께 과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는 곳이다.

트레필이 바라본 하늘은 지구를 감싸고 있는 대기와 태양으로 한정되어
있다. 더욱이 달력과 시계, 태양의 흑점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대기 중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으로 하늘빛과 노을, 구름의
생성과 기후 현상, 햇빛에 의한 색깔, 번개와 천둥이 전부다. 트레빌은
이런 몇 가지 현상만으로 빛의 굴절이나 산란, 역학, 물의 증발과 응결,
전기, 핵 스핀, 핵분열, 분광학과 상대성 이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학
원리를 흥미롭게 설명했다.

뜨거운 플라스마의 움직임 때문에 나타나는 태양 흑점에 대한 이야기는
특별히 흥미롭다. 11년을 주기로 변화한다는 태양 흑점이 사람이나
국가의 운명은 물론이고, 호수의 깊이나 심지어는 패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어떻게 나타났고, 무엇이 문제인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불완전한 통계를 근거로 한 주장의 문제점을 이보다 더 명백하게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다.

자연 현상이나 과학의 의미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과학 이야기를 단숨에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피뢰침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관계로 이어지는 것이 그런 예다. 하늘에서 볼 수 있다는
UFO와 같은 유사 과학에 대한 지적도 흥미롭다.

아무리 좋은 옥에도 티가 있기 마련이다. 지구의 자전과 원자핵의
스핀에서 '세차운동'을 '섭동'이라고 잘못 옮기고, '바람 시어'와
같은 어색한 표현도 있지만, '도시의 과학자들', '해변의
과학자들', '산꼭대기의 과학자들' 등 전작들과 함께 읽어볼 만한
책이다.

(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