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경제여건이 다소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특히 증권시장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일고 있는 것은 일면 반가운 일이지만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하겠다. 일부 경기지표가 호전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경기바닥 '을 확인할 만한 상황은 아니며 내년 경기전망도
상당히 불투명한 만큼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그럼에도
요즘 국내상황을 보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각종 '게이트 '의
파문과 함께 정치권에선 때이른 대선(大選)바람이 불고 있고,
관료들은 그 영향으로 잔뜩 웅크리고 있는 듯한 모습이어서
경기회복의 실마리를 놓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국내 경기전망과 관련해 가장 주목할 부분은 증권시장의
이례적인 활황세다. 국내증시는 지난 두 달 사이 종합주가지수가
30%이상 오르면서 오히려 지나친 단기급 등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9 ·11 테러 '사태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듯한 모습이다.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수세에 힘 입어 시중자금도 증권시장으로
몰리는 등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되고 있는 듯하다.
주가(株價)가 실물경제에 선행(先行)하는 속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대외 경제여건에서도 호재로 꼽을 만한 사안들이 많다. 우선
국내증시와 마찬가지로 미국증시가 예상 밖으로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반전해 경기회복 기대감을
낳고 있다. 또 국제 원유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우리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특기할 만하다.
그러나 이 같은 부분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생산 등
실물경제 부문에서는 아직 뚜렷한 반전의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3,4 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이를 경기회복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렵다. 또 최근의 대내외 경기여건 호전과 특소세 인하로 인해
내수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지만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는 한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더욱이 내년에는 지자체 선거와 대선(大選)이라는 양대 정치이슈로
인해 경제적 불확실성이 훨씬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이전투구가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경제의 발목을 붙잡을
경우 내년 상반기 중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더라도 우리 경제는
그 물결을 타지 못한 채 실족할 우려도 있다. 민간경제 주체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치권이 '경제살리기 '의
대의(大義)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