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에 참석해 관객과 대화에 나선 잔모로/부산=<br><a href=mailto:yw-kim@chosun.com>/김용우기자 <


"다른 사람들이 상상력을 표현하기 위해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언제까지나
배우로 계속 활동할 생각입니다."

49년 '마지막 연인'으로 데뷔한 뒤 '쥘 앤 짐' '모데라토
칸타빌레' 등에서 지적인 아름다움으로 인기를 얻었던 프랑스 여배우 겸
감독 잔 모로(Jeannne Moreau·74)는 지난 삶에 대한 회고보다 미래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부산영화제에 참서차 부산에 온 그는 "젊은
관객들이 너무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한 질문을 쏟아내 너무 기뻤다.
까페에 모여앉아 1시간 정도 더 대화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했다.
전날밤 열렸던 '잔 모로 특별전' 관객과의 대화에서 겪었던 흥분과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배우와 감독으로 활동해왔는데, 어떻게 다른가.

"배우는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또 필요한 것은 모두 주위
사람들에게 부탁하면 된다. 그러나 감독으로서 영화에 참여하면 모든
상황을 혼자서 처리해야 하는 게 힘들다."

―한국 영화를 본 적이 있나.

"프랑스에서 봤다. 독창성과 아름다움에 감동했다. 한국과 아시아
영화가 '헐리우드'를 따라간다고 하지만, 장 콕토는 '우리는 모두
도둑'이라고 했다. 가져올 것이 있으면 가져자구요. (헐리우드 영화의
장점을) 우리 모두 훔칩시다."

―영화인으로 살아오면서 아쉬운 것이 있나?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대답이 길어질 것 같다. 무엇보다도 한 여성, 학생으로서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새로운 것을 발견하며 살고 싶다. 배우라는 직업은 아주
풍요로운 경험을 쌓게 해주고 다른 전망을 많이 열어준다. 배우로서
일하다보면 마음이 열리고 호기심이 많아진다.

개인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고 살아온 만큼 10여년 전부터 남에게 줄 수
있는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더 영화나 연극의 연출에
주력하고 있다. 신인 작가를 유명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와 연결해
참신한 신인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하는 에퀴녹스 협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그 일도 열심히 하고 싶다."

잔 모로는 16일 오후 2시 부산영화제(PIFF)광장 바닥에 손자욱을 남기는
핸즈프린팅 행사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