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일 가족들을 먼저 지리산으로 휴가 보내고, 저는 다음날 혼자
길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의 여행이라서 그런지 전주에서
그만 남원 가는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어느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마침 옆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다른 차의 운전자에게 길을
물어보려고 말을 건넸습니다.
그 차에는 무척 불량해 보이는 젊은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공연히 말을
걸었나 싶었는데, 그 젊은이는 뜻밖에도 친절하게 대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가는 방향이 아닌데도 따라오라며 앞장 서는
것이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냥 따라가보기로 하고 뒤를
쫓아갔습니다. 한참을 달려 지름길로 안내하는 듯 싶더니 시내를 다
벗어나자 차에서 내려 제게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는 그 길을 계속
따라가면 남원이 나온다고 알려주면서 환하게 웃는 겁니다.
순간 저는 그를 불량한 청년으로 보고 잠시나마 의심했던 것이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자기의 갈 길을 뒤로 한 채 끝까지 안내해 준 그
젊은이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그의 작은 친절이 저에게는
전주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월드컵을 앞둔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그 분께 감사 드리고, 그 분이 하는 일에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 이종훈 49·대전시 동구 대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