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서울 동대문시장 주변도로가 불법 주 ·정차한 차량들로 극심한 혼잡을 빚고있다.(위) <br><a href=mailto:gibong@chosun.com>/전기병기자 </a>,13일 새벽 서울 남대문시장회현역 주변 도로가 불법주차한 지방 의류 상인들의 대형버스로 인해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br><a href=mailto:join1@chosun.com>/조인원기자 <


외국인 관광객만 하루 2000~4000명씩 찾는 서울의 명소 남대문시장과
동대문 의류시장 일대가 매일 밤 때아닌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과 지방에서 의류 상인들이 타고 온 대형버스와 승합차에다, 심야
쇼핑객들이 몰고 온 차량들까지 합세해 1~2개 차로를 점령하고 불법
주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밤 12시 서울 중구 신세계 백화점 앞 사거리. 회현고가 밑에서
남대문시장을 따라 왕복 6차로의 양방향 맨 끝 차로에는 대형 버스 30여
대가 500m 가량 길게 꼬리를 물고 불법주차 중이었다. 인도쪽 차로를
버스에 빼앗긴 승합차들은 2차선에 차를 세웠고, 택시 승객들은 도로
한복판에 나와 차를 잡느라 길 전체가 때아닌 체증을 빚고 있었다.

이 바람에 회현고가도로 아래에서 남대문시장 쪽으로 직진하려는
차량들이 남산 3호 터널 길을 가로 막은 채 움직이질 못했고 시청쪽에서
1,3호 터널로 가려던 차량들은 그 사이사이로 빠져나가다 뒤엉킨 채
짜증섞인 경적을 울려댔다. 그러나 늦은 시각이어선지 이들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경남 마산에서 올라온 상인
정원호(38)씨는 "버스 기사들은 밤 12시쯤 차를 세우고 근처 여관에서
잠을 잔 뒤 쇼핑이 끝나는 새벽 5시쯤 떠난다"고 말했다. 그때까지 이런
상황은 밤새 계속된다.

이같은 사정은 동대문 의류시장 일대도 마찬가지. 지난 7일 오전
1시15분쯤 평화시장과 신평화시장 앞 4~5차로 중 인도쪽 2~3개 차로는
불법 주차한 차량들로 대형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평화시장과
신평화시장 앞 사거리는 이들 차량을 피해 동대문에서 신평화시장쪽으로
좌회전하는 차량과 동대문 운동장에서 동대문으로 직진하는 차량들이
좁은 길에서 뒤엉켰다.

그러나 지방에서 온 한 승합차 주인은 2차로에 차를 세원 채 뒷 차량들이
울려대는 경적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짐을 내려 앞에 서 있는 용달차에
옮겨 싣고 있었다. 불법 주차한 얌체 차량들 어디에도 과태료 스티커는
붙어있지 않았다. 동대문 시장 주변에는 동대문운동장 주차장 등 25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유료 주차장이 있지만, 유료 주차장은 절반도
채 차 있지 않았다. 남대문 상가는 그나마 190대 분의 주차공간밖에 없어
도로 주차가 당연한 듯 이뤄지고 있었다.

시는 시민들의 항의를 받고 지난 9월 주차단속 기동팀을 구성해 주
1차례씩 남대문·동대문 의류상가 지역을 포함해 야간 상습 불법주차
지역을 단속했지만 그때 뿐,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다. 12일 밤 남대문
시장 앞에서 불법정차중이던 한 승합차 운전자는 "가끔 단속이 나오지만
그럴 땐 차를 잠시 빼고 근처를 한바퀴 돌고 다시 온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한 의경은 "불법정차 차량을 단속하는 일은
없다"고 했다.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의 불법주차 단속을 맡고 있는 중구청측은
"양쪽 지역 모두 매일 밤 주차단속하지만 밤새 한 자리에 붙어 있을
수가 없기 때문에 불법 차량이 많아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시청과
구청, 경찰도 포기한 이 '만성 체증구간'은 그래서 별다른 대책없이
몇년째 버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