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민주당 정균환
총재특보단장이 12일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는 역사적으로
3김시대의 종식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이자
당내 DJ 친위대로 불리는 중도개혁포럼 회장이기도 한 정 의원은 이날
열린 중도포럼 전체회의 인사말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의
임기중에 핵심 측근이 '3김시대 종식'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단장은 또 인사말에서 "정국구도의 변화도 예상된다"면서 "정국이
지금까지는 'DJ 대 반 DJ 구도'였으며 야당도 그런 식으로
몰아갔다. 그러나 이제는 야당탄압을 하느니하는 소리를 더이상 못하는
상황이 됐다. 여야관계도 경색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 단장의 언급은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와 관련한 여권 의중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를 사회 저변에
팽배한 반 DJ 정서로부터 탈출하는 수단으로 활용, 향후 정국 운영은
물론 내년 지방 선거와 대선에도 대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민주당은 당에서 DJ의 색깔을 뺀 '탈 DJ
정당'으로 본격적인 지지세 회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당내 논의
과정에서 중도포럼 등 당의 주류들이 이같은 움직임을 주도하거나,
뒤에서 적극 후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야당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김 대통령의 '수렴청정'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와 그에 이은 3김시대 종식 발언은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둔 위장 전술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단장은 이날 "세대교체와 시대교체의 상황이 급격히 올 수도
있다. 정치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를
세대교체로 연결시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겨냥한 것으로
읽히고 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군은 60대인 이 총재보다 젊은 50대가
다수다.

정 의원은 회의 후 발언 배경에 대해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로)
3김시대가 정리된다는 주위의 이야기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