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희망을 봤다. 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 경기서
크로아티아를 2대0으로 제압한 히딩크 사단은 나무랄 데 없는 수비
조직력을 과시했다. 최진철·송종국·심재원의 스리백(three back), 좌우
윙백으로 나선 이을용과 김태영(후반 최태욱), 중앙 미드필더 이영표까지
가세해 5~6명이 미드필드부터 상대 공격수들을 압박하는 상황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그만큼 체력이 좋아졌고, 선수들간 커버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이뤄졌음을 뜻한다.

히딩크 감독도 경기 후 "만족한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특히 송종국의
리더 역할이 돋보였고, 공수에 걸쳐 두루 활약한 이을용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을용은 지칠 줄 모르는 힘을 바탕으로 최종
수비라인부터 공격 진영까지 종횡무진 누비며,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공격 물꼬를 텄다. 후반 18분 터진 최태욱 골의 출발점도 이을용이었다.

물론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 전반에서는 세네갈전과 마찬가지로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투톱으로 나선 안정환, 설기현은 공을 잡아도
두세 명의 상대 수비에게 막혀 공격의 실마리를 풀 수 없었다. 수비에
비중을 뒀던 미드필더의 공격 가담이 늦었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도
"공수전환이 빨리 안돼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공격 라인의 간격이
너무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문제는 후반전 많이 개선됐다.
안정환, 설기현, 이천수의 수비 가담이 늘면서 미드필드를 완전히
장악했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월드컵에 대비한 준비과정이
만족스럽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 J리그에서 활약 중인 황선홍,
홍명보, 최용수, 유상철, 박지성이 합류한다면 선수 운용의 폭이 훨씬
넓어지기 때문이다. 후반 18분 선제골을 터뜨린 최태욱은 위치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선수'임을 입증했고, 송종국과 심재원도 수비로 자리를
굳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후반 21분 두 번째 골을 뽑아낸 김남일도
성실한 플레이로 합격점을 받았다. 최용수 등 J리거들이 합류하는 13일
광주 경기는 한국대표팀의 공격력을 테스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