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한 김대중 대통령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지난
9월 'DJP공조' 붕괴 이후 정치적으로 절연했던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언제, 어떤 방식으로 회동하게 될 것인가.
정가에선 이에 대한 '담금질'이 벌써 시작되고 있다. 당장 김 총재는
이날 보도된 대전일보 창간 51주년 인터뷰에서 "현직 대통령이 어떤
이유든 만나자고 하면 내가 거절할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해,
DJP회동에 대한 빗장을 열었다. "거기와는 다시는 손 안 잡는다"며, 김
대통령과의 만남을 의식적으로 기피해왔던 김 총재의 입장으로서는 상당한
변화다. 김 총재는 지난 1일 저녁 문화일보 창간 10주년 기념리셉션에
참석을 약속했다가 김 대통령의 참석 사실을 알고 물리쳤고, 한일의원연맹
일본측 회장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9일 청와대 예방 때도 함께 가지
않았었다.
한나라당은 이 총재가 김 대통령과 회동하는 데 대해 탐색을 계속하는
분위기다. 한 핵심당직자는 "필요성은 있지만,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의 의미가 뭔지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가 '수렴청정'을 위한 것이거나, 정권재창출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위장전술'인지를 좀더 관찰해야 하며, 이를 위해 민주당의 후속
당직개편과, 김 대통령의 국정운영 흐름을 더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가 이날 "정파적 이해를 떠나 대통령 역할에 전념한다면 적극
도울 것"이라고, '조건부 협력' 자세를 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측은 이런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또 김 대통령이 '행정의
수반'으로서 이 총재나 김 총재와 국정을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또
이를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고 보고 있다. 개별회동이냐, 3자회동이냐는
추이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측에서는 김 대통령이 12월 2일
노벨평화상 100주년 행사참석을 겸해 유럽순방을 떠나기 전에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