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민주당 최고위원 12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당 수습을 위한 지도부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8일 당무회의에서 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권노갑 전 최고위원과 박지원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의 정계은퇴 등 인적쇄신 내년도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 향후 당 정치일정 최고위원 전원 사퇴로 촉발된 당 지도체제 정비안 등 3가지 의제에 대해 최고위원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이같이 밝혔다.
김 대통령은 “내 자신 스스로 기대감을 가지고 최고위원 제도를 도입했으나 솔직히 미흡한 점이 있다”며 “이 모든 것에 대해 총재로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 대통령이 당 내분 수습책과 관련해 최고위원들의 건의 차원이 아니라 최고의결기구인 당무회의에서 자신의 수습구상을 밝히고, 추인을 받으려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 한광옥 대표는 8일 오후 2시 당무회의를 소집했다. 그러나 당무회의는 청와대가 아닌 민주당사에서 열리며 김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의 입장은 한 대표를 통해 발표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권노갑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장기 외유설’과 관련,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마포사무실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권 전 최고위원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정계은퇴 요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쇄신파를 공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가, 오후에 기자회견을 9일로 연기했다. 권 전 최고위원의 일부 측근은 회견 무산 가능성을 언급, 권씨측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은 “권 전 최고위원의 반발은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일”이라며 비판하는 한편,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당내 서명작업 등 집단행동이 불가피하다”고 밝혀, 쇄신 요구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