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은 3일
발표한 비디오 성명에서, 유엔과 유엔의 아랍 회원국들을 가리켜
'전쟁을 방조하는 위선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빈 라덴은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를 통해 "유엔은 1947년
이스라엘을 탄생시키는 등 이슬람권에 적대적인 범죄기구"라며
"(요르단·이집트·시리아 등) 유엔에 협력하고 있는 이슬람권
지도자들은 무슬림에 대한 반역자들"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앞서 그는
1일 발표한 편지 성명에서 "파키스탄 무슬림들은 미국의 십자군전쟁에
맞서 이슬람을 수호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빈 라덴의 비디오 연설은 미·영 연합군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7일에 이어 두번째. 그는 얼룩무니 전투복에 터번을 쓴 차림으로
갈색 천을 배경으로 30분간 연설했지만, 이 비디오가 언제 녹화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측은 빈 라덴이 아랍국 지도자들을 '이단자'라고 공격, 결국
고립을 자초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앤 워맥(Womack)
미 백악관 대변인은 "빈 라덴의 성명은 그가 얼마나 궁지에 몰렸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빈 라덴이 유엔과
이슬람권 지도자들을 비난함으로써 '자기 무덤을 파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