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프로그램 수입을 위해 프랑스 칸에 출장갔던 EBS 외화팀 김정기
차장은 현지에서 만난 미국 공영방송 PBS 담당자들에게 큰 소리를 칠 수
있었다. "당신 회사가 EBS 때문에 한국에서 유명해지고 있다. 그러니
프로그램 값 올려달란 말만 하지 말고 감사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김 차장이 생색을 내며 내민 것은 EBS 시사 다큐멘터리 '움직이는
세계-오사마 빈 라덴'을 다룬 여러 한국 신문들의 기사. EBS가 지난
10월 10일 방송한 '오사마 빈 라덴'은 PBS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비행기
테러가 발생한 지 불과 이틀 뒤인 9월 13일 방송한 다큐멘터리. EBS는
궁금증을 자아내던 테러 핵심 인물인 빈 라덴을 심층 소개한 이
프로그램을 재빨리 들여다 틀어 화제를 모았다.
EBS는 미국 테러 참사 이후 '돈 많은' 지상파 3사와 어깨다툼을 할만큼
신속하고 심층적으로 해외의 동향을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을 방송한지 1주일 뒤인 17일 '뉴욕에서의 10일, 미
테러 참사 이후'(BBC)를 내보냈고, 24일엔 '탄저병에서
천연두까지-생화학전의 실체'(PBS), 31일엔 다시 미국 테러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테러, 보복 전쟁, 그리고 세계경제'를 잇따라
방송하는 순발력을 보였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돈 없어 만들지 못한다면 좋은 프로그램을
빨리 수입한다는 EBS의 전략이 주효한 셈"이라고 말한다. EBS
홍보실측은 "PBS와 영국 BBC의 미 테러 관련 다큐멘터리를 현지 방송
이후 빠르면 2주, 보통 3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평소 해외 다큐멘터리나 교양 프로그램 수입이
압도적인 교육방송만의 노하우가 큰 몫을 한다. 앞으로도 14일
'아프가니스탄'이란 다큐멘터리를 시작으로 다시 미국 테러 관련 최신
시사 다큐멘터리를 3~4편 더 방송할 예정이다.
PBS·BBS로부터 수입하는 최신 다큐멘터리 외에, 5일부터 방송할 새
'EBS 기획시리즈'도 '몸집 작은' EBS의 유연함을 보여주는 기획이다.
매주 월~목요일 방송될 'EBS 기획 시리즈'의 부제는 '이원삼의 이슬람
바로 알기'. EBS는 중동 지역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원삼
교수의 강의를 통해 테러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으로 요즘 전세계의
화두가 된 '이슬람'의 베일을 벗겨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