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지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비틀거리지도, 실패하지도 않을 것이다." CNN 등 미국 방송이
기회있으면 반복해서 틀어주는 부시 대통령의 육성이다.
미국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이 문구는, 윈스턴
처칠(Churchill) 영국 총리의 1941년 연설 구절과 거의 비슷하다.

부시 행정부는 9·11 이후 처칠의 연설문집을 열심히 뒤지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Rumsfeld)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벌써 처칠을
서너차례 언급했다. 이를테면 기자들이 국방부가 (군사작전에 관해)
거짓말할 권리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럼즈펠드는 "처칠이 한때 말했던
것처럼 진실은 너무 귀중해서 거짓말을 보디가드로 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폴 울포위츠(Wolfowitz) 국방부 부장관도 "역사를 되돌아가서 처칠의
회고록을 읽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었다. 심지어는 토미 톰슨(Thompson)
보건부 장관이나 루돌프 줄리아니(Giuliani) 뉴욕 시장까지 처칠을
인용한다.

같은 전시 지도자이지만 프랭클린 루즈벨트(Roosevelt) 대통령
연설은 처칠처럼 드라마틱하지 않고, 에이브러햄 링컨(Lincoln) 대통령
연설은 너무 구시대라고 부시 행정부는 여기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처칠은 부시 행정부처럼 보수당 출신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부시는 써준
원고를 읽지만, 처칠은 주로 자신이 집필했다는 사실이다.

( 주용중·워싱턴 특파원 midway@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