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장·보도블록·건물 위… 자투리 땅을 '녹색'으로 ##
25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2가 도심 한복판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1만3000평 규모의 공원 안으로 들어서자 구불구불한 산책로를 따라
느티나무·산벚나무·은행나무 등 4~10m 높이의 나무 4만여그루가
무성했다. 산책로 양편으로 우거져 터널을 이룬 단풍나무 그늘에는
주부들, 어린아이들,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쉬고 있었다.
느티나무 그늘에선 깔깔 웃음이, 등나무 시렁 아래에서는 할머니를 향한
손녀의 재롱이 한창이다. 대구시가 지난 97년 190억원을 들여 만든 이
공원은 회색 도심의 「녹색섬」인 셈이다.
외손녀 지민(1)과 함께 비둘기 모이를 주던 강모(여·46·대구
수성동)씨는 "예전엔 시내에 볼일이 생기면 짜증부터 났다"며 "요즘은
시내에 나올 때마다 공원에서 쉬어가기 때문에 쾌적하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도시에서 사라진 녹색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전국 곳곳에서
활발하게 번지고 있다. 빽빽한 밀집 주거지역에 공원을 만들고 도로변에
나무 공원을 조성하고 쓰레기 매립장에 흙을 덮어 수목원을 만드는 등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30일 오전 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이 빽빽하게
들어선 주택가 비탈길에 400평 규모의 조그만 공원이 꼭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느낌이다. 느티나무·벚나무·소나무·자산홍 등 500그루 아래
동네노인 4~5명이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하고 있었다.
울산시 역시 "답답한 공업도시 이미지를 벗겠다"며 옥동 대공원,
무거동 월드컵 공원을 중심으로 1000만그루 식수 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시내 옥현네거리에서 월드컵 경기장까지 2구간 8차선 도로 양쪽에
은행나무 등 10만그루를 심어 1만5000평 규모의 「노변 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대구시에서는 매립이 종료된 달서구 대곡동 매립장에 6~7m 높이로 성토한
뒤 나무 5만7700그루, 풀 13만포기를 심어 7만여평의 수목원을 조성
중이다. 전주시에서는 99년부터 지난해까지 산벚나무·회화나무 등
60여만그루를 심어 시 외곽 산들과 끊어진 녹색 통로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성내초등학교 등 학교 운동장·교통방송 본부 등 공공기관
담장과 134곳의 담에 대한 녹화, 송파동 등 마을 마당과 원구단 등
시민광장 조성 등 다양한 방안을 도입해 녹색을 전파하고 있다. 또
98년부터 「생명의 나무 1000만그루 심기」사업을 벌여 현재
1210만그루를 심어 내년 6월까지의 목표량을 1500만그루로 더 늘리기도
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전국에 심어진 나무는 312만그루. 지역별로 따지면
'자투리' 땅이지만 전국적으론 250만5000평의 녹지가 새로 생긴
셈이다.
하지만 아직 시민들의 「녹색 체감도」는 눈에 띄게 향상되지 못하고
있다. 60만그루를 심은 전주시의 경우 회사원 김모(43)씨는 『워낙
도심이 황폐화돼 나무를 더 심었다고 하지만 「더 푸르게 됐다」는 감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 푸르게」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최광빈 조경과장은 『회색으로 변해버린 곳을 녹색으로 만들려니
적지 않은 예산과 노력이 들고 있다』며 『앞으로는 개발 계획 단계에서
숲과 나무 등 녹색을 사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