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있는 시효(3년)는
「사고가 발생한 날」부터가 아니라 「사고가 의사의 과실 때문임을 안
날」부터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의료사고의 경우
의사의 과실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일반 사건보다
소송시효를 사실상 길게 잡아주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지법 민사15부(재판장 김선중)는 30일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김모(7)양의 가족이 의사 박모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같이 밝히고
『박씨는 김양 가족에게 위로금과 치료비 등 2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양은 출생 당시 산모의 양막이 파열된
상태였는데도 병원측이 자연분만을 강행, 뇌손상으로 인해 뇌성마비가 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는 병원의 잘못인 만큼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박씨측은 「손해배상 소송은 손해 발생을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낼 수 없는데 김양 가족은 출산 사고일로부터 4년이 지난
뒤 소송을 냈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하지만, 의료사고는 일반인들이
의사의 과실여부를 쉽게 알 수 없는 만큼, 출산 사고 발생만으로 김양
가족이 그 사고가 박씨의 과실 때문임을 알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양의 어머니는 지난 94년 10월 16일 밤 11시쯤 박씨의 산부인과에
입원, 다음날 오전 8시쯤 김양을 출산했으나, 김양은 출산시의 충격으로
뇌성마비를 앓게 됐으며 김양의 가족은 사건 발생 4년2개월 만인 지난
98년 12월 박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