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사들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가진 집회에서 한 교사가 교원성과급 정책을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br><a href=mailto:gibong@chosun.com>/전기병기자 <

## 분노한 교사들 균등분배-280억원 반납 ##

서울 상계동의 한 초등학교 교사들은 추석 전 지급된 성과금을 즉시 다시
거둬 균등분배했다. 서류상으로만 A·B·C등급으로 나눠 지급한 것처럼
꾸몄을 뿐이다. 서울 K중학교에서는 최상위인 A등급을 받은 교사들이
최하위 교사들에게 15만원씩 건네주는 일도 있었다. 서울 D중학교에서는
전교조 조합원 7명 전원이 최하위 등급을 받아 학교측에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교원성과급 제도가 성과금 지급 이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총
1900억원에 달하는 성과금이 지급된 후 각 학교에서는 "평가기준이
뭐냐"는 해당 교사들과, "공개할 수 없다"며 비공개원칙을 고수하는
학교당국간의 충돌과 이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한
교사는 "A등급 교사는 왠지 미안해 하고, B등급 교사는 비교적
무덤덤하고, C등급 교사는 몹시 화가 나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등급에 관계없이 모든 교사가 '이건 아니다'라는 데 공감하며
교육당국에 분노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 담임교사는 몇 등급을 받았느냐" "C등급
교사에게 아이를 맡길 수 있느냐"고 문의, 학교측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전교조가 '학습권 침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조퇴투쟁에
이어, 토요일인 27일 집단연가투쟁을 벌인 것은 교원성과금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전교조는 성과금 지급 이후 전국적으로 8만여명의 교사가
반납을 결의하고 280억원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을 전후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서는 전교조와 교육청간에
보기 민망한 실랑이가 벌어졌다. 전교조와 성과금을 반납한 교사들은
이날 시·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성과금 반납을 시도했기 때문.
대전에서는 교사들이 1만원권 돈다발을 교육청 마당으로 던져넣었다가
교육청이 끝까지 접수를 거부하자 뒤늦게 되찾아가기도 했다. 전교조
서울시지부 역시 1만3000여명이 반납한 성과금 46억원을 1만원권 지폐
30억원과 16억원짜리 수표로 바꿔 정문 앞에 쌓아놓고 받아가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사들은 성과급 제도에 대해 "정년단축보다 더 화나게 만든다"고 할
정도로 자존심이 상해 있다. 겉으론 반납투쟁을 주도한 전교조가 가장
강경해 보이지만, 한국교총이나 한교조 소속 교사들도 성과급 얘기만
나오면 흥분하기는 마찬가지다.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사람을 키운다는 보람 하나로 교단을 지켜온
교사들의 자존심을 짓밟고, 몇 푼의 돈으로 교사의 가르침을 평가하고
유인하겠다는 교육당국의 모욕적 처사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전교조의 성과금 반납 선언문은 현장의 교사들이 성과급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