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되는 테러 공포 속에서 미국인들이 보다 편안한 패션을 찾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최근 미국에서 하이힐 보다는
단화나 운동화, 치마보다는 바지가 많이 팔리고 있으며 특히 빨강, 파랑,
하양 등 애국심을 강조하는 '성조기 컬러'가 인기라고 보도했다.
또
패션 잡지들도 연예인이나 모델을 성조기 앞에 세운 사진을 커버에 싣는
추세라고 전했다.
패션의 생명은 '튀는 것'. 그러나 요즘 같은 시국에서 과다노출이나
자극적인 패션이 외면 받는 것 역시 당연지사.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첨단 유행 의상으로 유명한 뉴욕의 '스쿠프' 매장은 매우 이례적으로
"심플한 검정 드레스와 트위드 소재로 만든 정장이 품절됐다"며 "내년
봄에도 아마 마음을 위로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패션이 강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의 유명 구두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루부탕도
"뉴욕 고객들이 하이힐보다는 좀 더 안전해 보이는 구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지는 뉴욕 테러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11일 이후 미국 내 하이힐 판매는 3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일부 여성들은 죄책감 때문에 쇼핑 후 상표가 요란한 쇼핑 백을 감추고
다닌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의 대표적인 의류 업체들이 몰려 있는 뉴욕 7번가에서는
디자이너들이 내년 봄 의상을 다시 준비하는 중이다. 편안한 느낌의
디자인을 살리면서 컬러는 기분전환을 위한 밝은 색으로 간다는
전략이다.
또 미국 백화점 체인 '니먼 마르커스'의 패션 디렉터는
"앞으로 여성들이 좀 더 넉넉하고 큰 옷 사이즈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고 재촬영을 고려중인 패션 업체들도 늘고 있다. '에이버
콤비& 피치'는 반 나체 젊은이들이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시즌용
카탈로그를 폐기했다.
한편 테러 공포와 함께 '신분증 패션'이 새롭게 뜨고 있다. 대부분
회사가 직원들에게 신분증을 착용하게 하면서 '아이디'(ID)를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거리에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신분증을 목에만 거는
것이 아니라 벨트에 연결하거나 바지 뒷주머니에 열쇠고리와 함께 달고
다니는 뉴요커들도 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또 유명 연예인들이 대외
활동을 줄이는 사이 파키스탄에서 취재 중인 MSNBC의 애쉴리 밴필드
기자가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금발에서
갈색머리로 염색한 밴필드의 점잖은 스타일이 은근히 인기를 끈다는
설명이다.
( 정재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