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정국수습책의 일환으로 제시한 '연말
당정개편'은 어느 정도의 폭과 규모로 이뤄질 것인가.

전용학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정기국회 직후에 일대 획기적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부, 청와대 등
당·정·청 모두를 쇄신대상으로 삼는다는 얘기이다.

정기국회 이후 대규모 당정개편은 사실 이번 재·보선이 아니더라도
이전부터 예상됐던 것이기는 하다. 이한동 국무총리의 거취가
어떤 형태로든지 정리돼야 하고, 민주당이 대선 후보군을 당의
'간판'으로 조기에 내세우는 구도로 정리되면 관리형인 한광옥
대표체제도 바뀔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10일 개편한 청와대 비서실 또한
안정적 직무수행 능력에 의문을 가져올 정도의 '실패작'이라는 진단이
민주당 주변에서 벌써부터 나오고 있어 큰 규모의 정비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김 대통령이 언급한 연말의 대대적인 당정개편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이것이 여권의 지방선거체제, 더 나아가 내년 12월 선거를
치를 '포스트 DJ' 대선체제 구축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다.

중요한 선거를 치르기 전 항상 신당을 창당해왔던 DJ의 과거
패턴대로 선거체제 정비에 나선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정치권의 '새판
짜기'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

김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기존 동교동계나 민주당의 틀을 뛰어넘는
대대적인 인적 수혈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3김 간의 관계
정립, 또는 제 정파와의 질서 재구축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각도 '선거관리 내각'을 출범시켜야 하는 데다, 김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대규모로 단행하는 사실상의 내각개편이라는 점에서
환골탈태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초유의
공정선거를 치르겠다는 김 대통령의 '약속'에 따라 중립적 인사가
국무총리에 기용되고, 정치인 장관은 정당으로 복귀하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연말 내각개편 과정에서는 또 이제까지 손대지않았던 경제팀에 대한
수술, 또는 재배치가 이뤄지리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DJP공조 붕괴
이후에도 각종 산하단체 기관장으로 남아있는 인사들의 '재정리'도
이뤄질 수 있다.

이날 김 대통령의 정국수습책을 발표한 전용학 대변인은 또 "획기적인
쇄신을 하려면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도 말해, 단순히 인적개편뿐
아니라 당정의 국정운영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할 것임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