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맨 ’코너와 ‘연변 개그 ’로 남녀노소에게 폭넓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강성범.그는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개그 콘서트 ’팀의뛰어난 팀워크 덕분 ”이라고 겸손해했다. <br><a href=mailto:younghan@chosun.com>/허영한기자 <

"오른쪽눈썹위에점이있으면낙천적인사람이구요,
오른쪽눈썹아래점이있으면이사람은친구가많구요…"

이 젊은 개그맨은 기관단총 발사 속도에 가까운 1분당 550음절의
단어를 '발사'해댔다. '수다맨' 강성범. 이름 석자가 아직은
우리 귀에 좀 설지만, 웬만한 코미디 프로그램 애호가들이라면
일요일 밤마다 슈퍼맨 복장을 입고 나와 우리를 '속사포 수다'와
연변사투리로 한바탕 웃게하는 수다맨 코너가 기다려진다. 엎어지고
자빠지거나, 억지 유행어 하나 띄우지 않으면서도 강성범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간다. 그는 한때 부진하던 KBS 일요일 밤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의 시청률을 정상권으로 끌어 올리는
견인차가 됐다. 슈퍼맨 옷을 잠시 벗은 인간 강성범의 '수다'를
들었다.

-'수다맨' 코너를 보면 말의 속도가 보통 사람보다 두세배는
빠른 것 같은데 어떻게 연습하는 겁니까.

"빨리 하는 것보다 더 신경쓰는건 '빠르면서도 사람들에게
들리는 말'을 하는 거죠. 처음에는 일주일 내내 대사를 연습해야
외워졌어요. 밥을 먹으면서도 식탁에 대사를 놓고 봤으니까요.
이젠좀 익숙해져서 대사 배열만 끝나면 외우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아요. 요즘엔 수험생 학부모들로부터 '암기 비결이 뭐냐'는
문의가 셀수없이 와요. 그럴때 마다 제 대답은 딱 세글자예요.
'열심히'"

-지난 몇달간 수다맨 코너에서 외워서 말한 내용이 2백자
원고지 500장이 넘는다면서요.

"한번에 3분 정도 분량인데 숨을 거의 쉬지 않고 뱉다보면
혈압이 높아져서 상당히 힘들때도 있어요."

-아주 신인은 아니죠? 3,4년전에도 TV에서 개그맨 김의환씨와
콤비로 만담을 잠깐 했던것 같은데 그동안 어디에 숨어있었습니까?

"군대갔다 왔어요. 지난 1월 제대했죠. 비슷한 시기에
개그맨 생활을 시작한 심현섭씨가 개그콘서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한창 뜨고 있을때, 그 TV화면을 곁눈질하며 내무반 걸레질 하던
때의 심정이란…"

-평소에도 주변사람들을 웃기는 편이예요? 지금 보니까 TV에서와
달리 너무 점잖은데….

"개그맨 중엔 평소에도 웃기고 방송에서도 웃기는 사람이 있고,
평소에는 별로 안 웃기는데 방송에서는 웃기는 타입이 있어요.
가령 심현섭씨는 전자이고 나는 후자죠. 난 방송하는 팀들과
회식할때도 그냥 밥만 먹어요. 어떤 선배들은 지독하게 야한
'비방(방송용이 아닌)개그들을 하는데 나라고 그런거 못할 건
없지만… 별로 취향이 아니예요."

-어떻게 해서 개그맨이 됐어요?

"대학 시절 꿈은 무대 연기하는 희극배우였어요. 그런데 내가
좋아하던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로 갔는데 그 이유를 물었더니
'능력있는 사람이 좋다'는 거였어요. 나도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방송국 개그맨 시험을 봤어요."

-대학시절엔 교내 연극을 했었죠?

"셰익스피어 '한 여름 밤의 꿈'에서 당나귀, '햄릿'의 광대 등
희극적 역할 등 웃음을 주는 역할이었죠. 공연 끝나면 학생 팬들이
따라올 정도로 인기도 제법 있었어요."

-수다맨과 연변사투리 코너는 처음부터 반응이 좋았나요? .

"아니예요. 3월 중순 제가 두가지를 처음 시작했을 때가 기억나요.
공개방송 무대에 제가 나오니까 방청석 분위기가 착 가라앉는거예요.
마치 '인기있는 애가 안 나오고 쟤는 누구야?'하는 듯했던게 생생해요.
이제는 제가 걸어나오기만 해도 관중들이 웃을 정도지만.

-이제 ‘떴다’는 것을 실감합니까. .

"길을 가면서 사람들이 달려들때, 또 어느날부턴가 갑자기
외부 출연 교섭이 밀려들고 광고 출연 섭외가 올때 인기라는 걸
실감하죠. 이벤트, 행사 중간의 회사 소개, 제품 소개 등이 많고
라디오 CM을 10개 정도 했어요. TV CF도 한 개 했고 두 개를
계약했죠. 곧 개봉될 '라이방' 예고도 제가 연변 개그 스타일로
영화 소개했어요."

-돈도 많이 벌었겠어요.

"사실 TV프로그램만 출연할때 개그맨들 평균수입이란 한달 100만원
정도밖에 안돼요. 그러다가 갑자기 어느날부턴가 그 몇십배의 돈이
제 통장에 차곡차곡 쌓이는거예요. 쓰고싶은 데도 한두군데가
아니지만 돈이 많아지니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데요.
선배들도 '인기 있을 때 모아 놓아야 어려울 때 힘이 된다'고
충고하시던데요."

-개그맨도 사람인데, 기분이 안 좋은 일 있는 날 웃겨야 하는
경우도 있겠죠?

"언젠가 형이 수술해서 병원에 누워 있을 때도 녹화를 했어요.
그럴땐 정말 힘들어요. 하지만 그 기분때문에 제 연기가 망가진
부분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무대 위에 올라가면 모든것 다 잊고
몰두할 줄은 압니다."

-유머가 풍부하니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아요? 애인 있어요?

"아직 애인 없어요. 여자들을 만나 개그맨이라고 하면 '웃기는
얘기 한번 해 봐요'라고 할 때 제일 싫어요. 잠잘때나 깰 때나
어떻게 하면 웃기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데 쉬는 시간엔 웃기기
싫어요."

-아이디어를 찾는 특별한 방법이 있습니까?

"개그맨들이야말로 충전이 많이 필요한데 그럴 시간이 없어서
불쌍한 사람들 이예요. 제 경우는 군대에 있을 때 머리 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정리해놓았다 지금 곶감빼먹듯 쓰고 있는데 재충전을
거의 못해 요즘은 좀 힘들어요. 그래서 인터넷을 많이 뒤집니다."

-가장 이상적인 개그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해요?

"배가 아파서 때굴때굴 구르도록 웃기는 것이 최고의 경지이고,
돌아서서 슬그머니 웃게 만드는 것도 좋은 개그라고 생각한다.
무대에 올라설땐 언제나 '사람들이 잘 웃어줄까' 조바심을 내죠.
그러다 마침내 관객들이 폭소를 터뜨릴땐 정말 짜릿하죠.
그렇지 못할 때는 대사와 동작에 에너지를 싣는다. 그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개그맨도 울때가 있겠죠?

"울때가 있나뇨? 저 너무 잘 울어요. 며칠전에 '선물'이라는
멜러 영화를 비디오를 보면서 한참을 울었는걸요. 펑펑… "

■클릭~ 수다맨

▲1974년 8월 27일 서울 출생.

▲중앙중 안양고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나옴.중학교 때까지는 소풍가면
여흥시간을 장악하는 재주꾼이었지만 무슨 이유인지 고등학교땐 아주
'조용한' 보통학생이었음.

▲96년 4월 서울방송 개그맨 5기로 데뷔.

▲살아오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대학에 붙었을 때, 가장 괴로웠던 순간은
대학마치고 뒤늦게 군대에 가서 고참들 등쌀에 시달리며 '구를 때'.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은 장동건. '남자인 내가 봐도 너무 부러울만큼
잘생겼기 때문'.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일본의 유명 코미디언인 시무라. 우리들이
도달해야할 개그와 코미디의 최고경지를 보여주고 있는 사람이어서.

▲취미는 낚시, 컴퓨터 게임, 잠자기. 그러나 유명해진 뒤엔
'잠자기'밖에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