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5일 재·보궐 선거가 서울 두 곳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이 전개되자, 긴장감을 풀지 못하고 밤 늦게까지 투·개표 과정을
주시했다.
◆여권
청와대는 10·25 재보선 결과가 '한나라당 전승'으로 나오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한나라당이 절대
과반수(137석)에 1석 모자란 136석이 되어, 국회는 물론 국정의 모든
것이 한나라당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유선호 정무수석은 "거대 야당이 절대 과반수가 되면 큰
일"이라면서, "국가적 위기상황이고 경제적으로 도약해야 할 시기인데
취약한 여당에 야당이 불필요한 견제력을 갖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영국의 대처정부나 미국의 루스벨트 정부 때 처럼
경제불황기에 구조조정이 과제이고, 경제위기일 때는 집권당을 밀어준
것이 선진국의 정치사"라면서, 야당의 절대 과반수로 지역구도가 판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 때문에 3석 중 최소한 김한길 전 문화관광부장관이 출마한
서울 구로을 한 석은 건지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중앙당 3층 대표최고위원실에 선거개표 상황실을 설치하고,
3곳의 투표율을 시시각각 점검하는 등 부산한 분위기였다. 당직자들은
재·보궐선거의 투표율이 예년에 비해 높다는 보도가 나오자, "서울 두
곳에서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며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당직자들은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 서울 두 곳 중 최소한
구로을은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광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으로서는 최선을
다했다. 대천명 심정으로 지켜보겠다"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한나라당
오전 재·보선 3개 지역 모두에서 승리를 조심스레 점쳤으나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 서울 구로 을과 동대문 을에 대해선 개표 마무리 때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특히 당 지도부는 투표율이 낮을 경우
야당후보가 고전할 수 있다고 보고 시시각각 3곳의 투표율을 챙기는
한편, 투표 마감까지도 여당의 금품 살포와 조직적인 유권자 동원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회창 총재는 당사에서 투·개표 상황을 직접 챙기면서 "이번
재·보선은 이 정권 심판의 잣대이며, 한나라당의 승리로 이 정권이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배 사무총장은
"여론조사 결과 3곳 모두에서 우리가 이길 것"이라면서도 "서울 두
곳의 당락은 밤 12시까지 가 봐야 알지 않겠느냐"고 말해 의외의 결과를
배제하지 않았다.
◆자민련
자민련은 서울 구로을과 강릉 2개 선거구에 후보를 냈으나, 당락 여부
보다는 자당 후보의 선전 여부에 보다 관심을 보였다. 중앙당 조직국은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당의 김원덕 후보가 10% 안팎의
지지도를 얻은 강릉 선거구의 투개표 상황을 시시각각으로 점검했다. 김
후보가 실제 개표에서 10% 이상을 확보한다면 '성공'이라는 것. 그러나
이번 선거가 사실상 민주당ㆍ한나라당 간의 극한 폭로전을 결산하는
접전이라, 상대적으로 자민련 내 긴장감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자민련은 승패보다는 재·보선 이후의 정국구도에 더 깊은 관심을
보였다.
정진석 대변인은 "결과에 관계없이 여야 각 정당은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해 이를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철민기자 chulmi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