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센 적

강한 자 어찌 늘상 강하겠는가
때로는 굳센 적과 맞닥뜨리지.

强者豈常强 有時遇勁敵

-장유(張維), 〈방언(放言)〉 5,6구

나대지 마라. 뛰는 놈 위 나는 놈 있다. 늘 기는 놈만 상대하다 보니
교만이 쌓인다. 그러다 임자를 만나 정신이 번쩍 들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큰놈이 작은놈을 먹어 치우고, 센 놈이 약한 놈 위에 군림한다.
주먹은 주먹을 낳고, 힘은 더 큰 힘을 부른다. 죽고 죽이는 싸움이 그칠
날 없다. 차라리 마음을 텅 비워, 해치려는 마음, 되갚겠다는 생각을
지워버림이 어떨까? 허공을 이길 수 있는가? 허공을 꺾을 수 있는가?

(정민·한양대 국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