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슈로 떠올랐던 일본 중학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의
망외소득은 한일 과거사를 왜곡한 일본에 대한 비판을 넘어 국내
역사교육의 문제점을 돌아보는 자성의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학계에선
정부가 국사 교과서 편찬을 주관하는 국정 교과서 체제를 검인정 체제로
바꿔야한다는 비판과 아울러 우리 교과서에는 한국사를 자화자찬식으로
미화하거나 절대화한 내용은 없는지 점검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윤세철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 정년기념논총 '역사교육의 방향과
국사교육'(솔출판사)은 이런 관심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국 역사교육의
제자리 찾기를 위해 학문 인생의 대부분을 바쳐온 윤교수를 기려, 중고교
역사교육 현장에서 뛰는 교사와 대학 교수 28명은 역사 교육에 대한 최신
문제의식을 반영한 논문들을 실었다.

이범직 건국대 교수는 "국사 교과서의 국정화와 그 유지는 국사교과서가
주입 가능한 획일적인 정치의식이라는 달콤한 열매 때문"이라며
"진정한 역사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도 국정 교과서는 폐지돼야한다"고
주장한다.

유승열 강원대 교수는 국사 교과서의 과잉 민족주의를
꼬집는다. "국사교과서는 일제강점기를 '민족의 독립운동'이란 제목의
한 단원으로 구성, 이 시기의 모든 움직임을 한결같이 줄기찬 반일
독립투쟁을 강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한 유교수는
"독립운동만 부각하는 것은 '민족 해방운동 만능론'과 같은 그릇된
인식에 빠질 염려도 있을 뿐 아니라 해방 이후와의 연결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지방사에 대한 무관심도 도마에 올랐다. 강봉룡 목포대 교수는 "6차
교육과정부터 '교육과정의 지방화'란 과제와 함께 향토사에 대한
관심과 향토문화에 대한 애호심을 강조하고 있지만 초·중·고교
과정에서 본격적인 지방사 교육을 받을 수있는 기회는 현실적으론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한다.

정선영 충북대 교수는 "교사 중심,
교과서 중심, 사실 중심의 역사교육을 가지고는 21세기의 지식기반사회에
적응할 수있는 인간을 길러낼 수없다"며 학습자 중심 역사교육의 실천을
내세운다. 정 교수는 "학습자가 스스로 역사탐구과정에 참여하여 사료를
비판적으로 읽고 해석하며, 의사결정을 하는 습관을 길러야한다"고
주장했다.

'역사교육의 방향과 국사교육' '시대 전환과 역사인식' 등 윤세철
교수 정년기념 두권의 논총 출판기념회는 27일 오후3시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다. (02)880-7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