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설이 나도는 경기도 분당 백궁·정자지구 의 땅을 사들인 H개발 대표 A씨는 최근 2년간 무명의 골프연습장 주인에서 일약 수백억·수천억원을 주무르는 대사업가로 변신했다.
단돈 20억원으로 1590억원짜리 쇼핑부지 3만9000여평을 사들였는가 하면, 9000억원대의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국내 굴지의 기업들을 줄줄이 ‘전주’로 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본지 취재 결과 H개발 A씨가 백궁·정자지구 쇼핑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하기까지 그에게 돈을 빌려준 기업은 현대건설, 동양고속건설, SK건설 등 초대형 건설사와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초우량 보험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용도변경된 이 부지에 세우기로 한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하면서 국내 굴지의 생보부동산신탁을 ‘보증인 자격’으로 내세우는 데 성공, 아파트 청약자들로부터 공신력을 얻기도 했다. 이로 인해 A씨가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 청약 때에는 10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A씨는 땅 매입 때부터 소액의 자본으로 거액을 끌어들였다. 그는 토지공사로부터 땅을 사들일 때 ‘연립주택 업자’ 출신이라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호남에서 잘 알려진 N건설을 파트너로 영입했다. N건설은 A씨가 159억원의 계약금을 낼 때 100억원을 충당했다.
A씨는 쇼핑부지 매입 후 의심을 느낀 N건설이 “100억원을 돌려달라”며 발을 빼겠다는 뜻을 밝히자 이번에는 현대건설에 손을 뻗쳤다. 현대건설은 500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측은 “공사 시공권을 따기 위한 순수한 사업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작년 가을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자금 회수를 요청하자, 이번에는 동양고속건설(도급순위 49위·매출액 2369억원)을 내세워 문제를 해결했다.
A씨는 그 후에는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 생보사들이 98년 12월 설립한 생보신탁을 앞세웠다. 자본금 100억원의 알짜인 생보신탁은 자금관리를 맡아주고 그동안 밀렸던 중도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H개발을 도왔으며, 이에 힘입어 H개발은 작년 12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으로부터 각각 550억원씩 모두 1100억원을 차입하는 데 성공했다. 교보생명측은 이와 관련,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A씨는 올 5월 포스코개발·SK건설·동양고속건설을 시공사로 선정, 1800여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어떻게 그렇게 자금을 동원할 수 있었는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H개발측은 “건설사들과 금융회사들은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 우리에게 돈을 빌려준 것일 뿐”이라며 특혜설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