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에 다니는 버디(벤 애플렉·Ben Affleck)는 출장 갔다가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공항에서 미미와 그렉을 만난다. 버디는 미미와 하룻밤을
같이 지내기로 하고, 표가 없어 애를 태우는 그렉에게 자기 티켓을 대신
준다. 그러나 이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그렉의 아내 애비(귀네스
펠트로·Gwyneth Palthrow)는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을 접하고 비탄에
잠긴다. 자기 때문에 그렉이 죽었다는 죄의식에 괴로워하던 버디는
그렉이 남기고 간 애비 가족을 돕기로 마음먹는다.
운명의 선택에 따라 순식간에 명암이 바뀌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소재로
한 '바운스'(Bounce·27일 개봉)는 인생을 둘러싼 수많은 우연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고 또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차분하게 짚어낸다.
'한 남자가 사내 아이가 둘이나 딸린 미망인을 따뜻하게 보살피면서 둘
사이에 사랑이 싹트지만, 여자가 모르는 '비밀'을 간직한 남자 때문에
갈등을 예고한다.' 로맨스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이지만, 그 뒤
두 남녀가 어떻게 자신들의 상처를 서로 보듬어가며 사랑을 이뤄가는지의
과정을 잔잔하면서도 현실감 있게 묘사해 가는 것이 꽤 그럴듯 하다.
고통을 딛고 두 아이와 굳세게 살아가려는 여인의 내면을 그리면서도,
특유의 우아하고 기품있는 매력이 여전히 빛을 발하는 귀네스 펠트로의
연기는 이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부드럽고 따뜻한 남자
역할을 어깨에 힘 주지 않고 잔잔하게 풀어낸 벤 애플렉의 연기도
무난하며, 버디의 '게이' 부하직원(조니 갈렉키·Johnny Galecki) 등
두 주인공을 돕는 조연들 연기도 매끄럽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공연했고, 한때 연인 사이였던 두 할리우드 스타가 영화 속에서
다시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또다른 흥미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