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에는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전하며 마을에 기념 표지석이
서있다. 한때 교과서에도 오르고 우리나라 민화집에도 소개되어 널리
알려진 이들 '사이좋은 형제이야기'는 농경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과 같이 한창 추수를 하던 가을, 형제는 땀으로 익힌 곡식을 거두어
똑같이 나눴다.
각자 집으로 돌아간 형제는 서로를 생각했다. '이제 새살림을 차린
동생은 씀씀이도 많을 텐데…." 형은 지게를 지고 낟가리가 있는 논으로
갔다. 그리고 자기의 볏단을 동생의 낟가리에 옮겨 쌓았다. 동생은
곡식을 똑같이 나눈 것이 잘못한 것 같았다. "형님은 부모님도 모시고
제사도 받들어야 하는데…." 동생도 지게를 지고 논으로 나갔다.
이튿날 형은 깜짝 놀랐다. 낟가리가 조금도 줄지 않은 것이다. 동생도
놀랐다. 그날 밤 형제는 지게를 다시 지고 논으로 갔다. "너였구나!
볏단을 갖다 놓은 사람이…." "아니 바로 형님이셨군요." 형제는
어둠속에서 두 손을 덥석 잡았다. 우애있는 형제는 그렇게 잘 살았다.
서울의 한강, 가양동 앞 여울을 투금탄이라고 한다. 고려말기 이조년,
이억년 형제는 젊었을 적에 함께 길을 가다가 우연히 금덩이를 주었다.
형제는 똑같이 나눠가지고 공암나루를 건너려고 나룻배를 탔다. 배가
여울에 이르렀을 때 동생이 갑자기 금을 강에 던졌다. 감짝 놀란 형이
"무슨 짓이냐"고 물었다. "형님, 금을 갖고 보니 사특한 생각이
들어서 형제의 우애를 깰 것 같습니다." 동생의 말을 들은 형도 얼른
금을 강에 던져 '투금탄'이라는 여울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투금' 이야기는 조금 아쉽다. 경남 진주의 '25억원 복권
형제들'의 '당첨금 나누기' 지혜와 우애가 더 돋보인다. 형제들이라고
모두 이들처럼 우애가 넘치고 사이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재벌집
형제들의 재산싸움이 그렇고 신승남 검찰총장 동생의 행적이나 안정남 전
국세청장 형제들의 우애(?)는 사법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받아야 할
또다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