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세계 도자기엑스포 이천행사장 놀이마당에선 1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천 거북놀이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이 끝난 후 '이천 거북놀이
보전회'가 창립총회를 갖고, 정식으로 출범했다. 이 광경을 지켜 보던
김종린(68)씨는 지난 70년대에 거북놀이를 발굴했던 감회에
사로잡혔다. 김씨는 "원형이 많이 파괴돼 아쉽지만, 다시 가다듬어 제
모습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이천 거북놀이를 처음 접하게 된 때는 71년 8월. 교감으로 승진과
함께 대월초등학교에 부임하면서 이천의 한가위 전통놀이를 보게 됐다.
동네 아이들이 수수잎으로 만든 고깔을 쓰고 거북이 흉내를 내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이 거북이가 동해 바다를 건너오느라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주십시요"라고 말하면, 집주인은 떡·과일 등을 줬다. 먹을
것을 받은 아이들은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절을 하고 춤을 추고는 장소를
옮겼다.

평소 농악에 관심이 많던 김씨는 민속놀이를 재현해야 겠다고 마음 먹고
경기도지, 조선총독부 자료 등을 찾아 나섰다. 이천·용인·평택
등지에서 임근옥, 김인권씨 등을 만나 구전으로 가락을 찾고 춤을
배웠다. 민속학자 심우성(심우성)씨의 고증을 받아, 72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월초 학생들과 재현에 나섰다. 78년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공부 장관상을 타기도 했다. 82년 교장으로 승진하면서 연천
옥계초등학교로 이임할 때까지 맥이 끊어지지 않게 활동했다.

김씨가 떠난 후 이천에선 대월초, 율면중고가 전수지원학교로 지정되는
등 학생들을 중심으로 보전돼 왔다. 85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문공부
장관상, 98년 경기도청소년민속예술제 최우수상, 99년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에서 금상을 받았다. 하지만 대회를 위해 각색을
하다보니 다른 지역 소리가 섞이게 되고 원형이 많이 바뀌었다.

사정이 이렇자 최근 이천의 전통놀이를 원형대로 전승 보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천 거북놀이 보전회'를 발족하게 됐다.
율면중고 거북놀이반 졸업생을 중심으로 평택농악 이수자 김양원씨,
이천문화원 풍물팀, '거북아, 거북아' 풍물팀, 장호원 '난장패' 등이
참여했다. 김씨는 '거북놀이 보전회'의 고문을 맡으면서, 원형을 찾는
일을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 그는 "정확한 경기 가락이 들어가도록
원형을 찾은 후에야 지방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82년 연천으로 옮긴 뒤에도 집질 때 터 다지는 의식인
미산 성주걸이, 논 메는 소리인 포천 메나리 등을 발굴했다.
퇴직후 99년 이천으로 돌아왔다. 김씨는 "고향은 아니지만 첫
부임지였던 이천에서 농촌 생활을 맛보면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천 거북놀이보전회 ☎(031)632-7970

■키워드/ 거북놀이란?

'거북놀이'는 거북몰이가 거북의 목에 줄을 매어 끌고 가고, 그 뒤에
농악대가 꽹과리·북·소고·징·장구 등 타악기를 치면서 동네를 한
바퀴 돈 다음, 비교적 부유한 집을 찾아가 농악을 울리며 마을사람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면 집주인이 떡·술·밥 등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
내놓는 놀이. 거북처럼 마을 사람들의 장수와 무병을 빌고,
마을의 잡귀와 잡신을 쫓는 데서 발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