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소화기 탄저는 항생제 치료가능…국내는 백신 없어 ##
탄저 공포가 확산되면서 ‘나와 내 가족은 안전할까’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 한양대의대 예방의학과 최보율 교수,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허영주 박사로부터 탄저병 예방·치료법을 알아본다.
◆ 나도 혹시 탄저에 걸리지 않을까
자연상태에서 탄저에 걸릴 확률은 극히 낮다. 지난해 경남 창원과 포항 등에서 죽은 소의 고기를 먹고 탄저에 감염된 사례가 있긴 하지만, 매우 드문 편이다.
하지만 ‘생물 테러’에 의한 탄저는 양상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처럼 우편물에 묻은 ‘백색가루’로 감염될 수도 있기 때문. 북한이 이라크 등과 함께 탄저균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란 추정도 고려 대상이다. 해외 주둔 미군 중에서 주한미군과, 걸프만 주둔 미군만 탄저 백신을 집단 접종한다.
◆ 테러 땐 왜 백색가루인가
‘바실러스 박테리아’의 일종인 탄저균은 냄새나 색깔이 없으므로 감염돼도 개인이 그 사실을 금방 알 수 없다. ‘백색가루’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테러리스트들이 탄저균 포자를 우편물 등으로 쉽게 옮길 수 있고, 공기 중으로 잘 퍼져 나가도록 분말로 정제했기 때문이다.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호흡기 탄저는 피부·소화기 탄저보다 치사율이 훨씬 높으므로, ‘생물 테러’를 의도한 사람들로서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 예방과 치료법
탄저 백신의 예방효과는 93% 수준. 하지만 일반인들은 탄저 백신 접종을 받을 필요도 없고, 또 원한다고 해서 접종 받을 수도 없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접종을 권장하는 대상은 탄저균 실험실 연구자 감염위험이 높은 동물을 만지는 사람 탄저병 위험이 높은 지역에 근무하는 군인 등이다.
국내에는 접종할 백신이 확보돼 있지 않다. 주한 미군의 백신접종에 따라 국방부가 우리 군에도 접종 계획을 세웠으나, 수입 예산(5000억~6000억원) 대비 효과가 낮다는 지적에 백지화했다. 그 대신 국방과학연구소가 백신을 자체 개발 중이지만, 일러야 2005년에 가능하며, 양산에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턴저에 걸릴 경우 피부·소화기 탄저는 기존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호흡기 탄저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 정부 대책이 더 시급
현 단계에서 개인이 탄저 대책을 찾을 필요는 없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 시급한 것이 전문가 확보. 국립보건원에 세균전 전담 부서를 만들기로 했으나, 국내에는 전문 교육을 받은 인력이 사실상 전무하다. 또 군·경, 국립보건원의 전담부서 직원 등 필수 요원들이 빨리 탄저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염병 감시망이 비교적 잘 구축돼 있어 탄저병이 발생하더라도 신고는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실제로 탄저균이 확인된 경우 백신 접종도 받지 않은 전문 인력들이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탄저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 현재 국내에는 전염병 역학조사반원들이 입을 우주복처럼 생긴 ‘방호복’이 한 벌도 없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탄저 백신을 생산하는 미국의 ‘바이오포트’사가 미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시설 개선 지시에 따라 지난해부터 생산을 중단한 상태여서 미국에서도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에 시급히 필요한 최소량이라도 확보하려면 빨리 미국과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