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의 선명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책정한 보조금 20억원을 수령하지 않았던 민주노총이 입장을 바꿔, 정부 보조금을 받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민노총은 보조금을 수령하면서도 단병호 위원장을 재구속한 데 대해 청와대를 연일 비난하고 있어 주목된다.

민노총은 지난 16일 열린 임시 대의원 회의에 ‘국고 보조금 수용 안건’을 상정해 논의를 벌인 끝에 전체 대의원 70%의 찬성으로 이 돈을 수령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민노총은 이 돈을 사무실, 교육연수원, 복지관, 상담소를 비롯한 건물과 토지 등 부동산 임대료와 건물 관리 유지비에 사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은 지난 99년 노동법 개정으로 합법단체가 되면서 정부가 책정한 보조금을 탈 수 있게 됐으나, 수차례에 걸친 대의원대회에서 ‘재정 형편을 감안해 받자’는 의견과 ‘보조금을 받으면 독자성이나 선명성이 훼손된다’는 의견이 엇갈려 수령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었다.

노동부는 민노총의 보조금 수령 결정과 관련, “일단 법에서 보장하는 것이니 지급하겠지만 그동안 계속 안 탈 것처럼 해 내년도 예산안에는 지원금을 책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민노총은 이날 정부 보조금 수령과 함께 재정난 타개를 위해 조합원 1인당 의무금을 내년부터 월 500원에서 800원으로 올리고, 오는 2004년부터는 1000원으로 올리는 의무금 인상안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