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시장은 미국 테러사건 딱 한 달 만에 테러 전 주가(株價)
수준을 회복했다. 한 달 전 여객기 테러의 충격으로 완전 폐쇄되었던
뉴욕증시가 1주 만에, 『미국과 세계의 흐름을 멈추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장한 성명을 내면서 다시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이
같은 뉴욕 증시의 조기 정상화를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테러 문제는 한 달이 지나도 수많은 불확실요소와 불안정요소
속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고 드디어 생화학 공포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증시만큼은 전쟁 상태에 돌입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테러 전 시황 수준으로 복귀했다는 것은 단순한 시장논리로만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증권시장은 때로 투기가나 심리전에
영향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뉴욕 증시의 조기회복은 다분히
미국적 현상이라 할 「위기 요소의 역설적 기능」이 가세했을지도
모른다.
경제적이든 군사적이든 위기가 닥쳤을 때 사회가 강력하게 결속하고
연대반응하는 미국적 현상과 그것을 평소부터 고무하고 조직화하는
사회시스템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젊은이들이 다투어
자원입대하는 최근의 현상이나 「카드 한번 더 쓰는 것이 애국」이라는
보통 시민들의 애국소비운동도 단순한 패권주의적 현상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측면이다.
우리도 지난 외환위기 때는 금모으기 운동으로 상징되는 국민적
연대의 경험을 갖고 있다.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국의
저력으로 미루어 미국경제의 회복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테러가 몰고온 엄청난 파괴력과
후유증, 그리고 그 파장을 짐작하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연쇄 반응을
고려할 때 과연 미국 경제가 애국심과 단결만으로 조기정상화로
복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미국은 이미 연초부터 경기하강과 실업증가를 겪어왔기 때문에
「애국소비」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한 투자부문에서는
아무래도 「애국투자」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미국이 이번
테러의 상처를 완전히 치유하고 세계와 더불어 새로운 안정궤도로
재진입하는 데는 의외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