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그룹 회장 이용호씨의 배후인물로 지목되던 전 국가정보원 경제단장
김형윤(53)씨가 5일 구속됨에 따라 김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풀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씨를 둘러싼 의문점은 크게 세 가지로 ▲검찰이
작년 12월 김씨의 금품수수 단서를 잡고도 본격 수사를 하지 않은 이유
▲김씨가 이용호씨의 보물선 사업 및 이를 이용한 주가조작에 개입했는지
여부 ▲김씨가 이용호씨의 정·관계 커넥션의 비호세력으로 활약했는지
여부다.

◆수사중단 의혹 =작년 7월 이용호씨를 불입건 조치해 말썽을 일으킨
서울지검 특수2부는 작년 12월 「동방금고」사건 주역 중 한 명인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으로부터 "김씨에게 5000만원을 주었다"는
진술을 받아냈으나, 사법처리하지 않았다. 검찰은 "두 사람 간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한 3명 중 한 명이 외국으로 출국하고 두 명은
나중에 검거돼 수사가 미진했기 때문이며, 이후 김씨를 출국금지시켜왔기
때문에 사건을 덮으려 한 게 아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날 발부된
김씨의 구속영장엔 이씨가 김씨를 두 번 만나 직접 5500만원을 건넸으며,
제3자들이 개입한 부분에 대해선 아무런 내용도 없어 검찰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오히려 당시 수사팀 주변에선 이경자씨의 진술 내용을 입수한 국정원측이
검찰 수뇌부에 구명로비를 벌여 수사를 막았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김씨의 국정원 내 비중을 감안한 국정원 고위간부들이 검찰 수뇌부에
선처를 부탁하면서 수사 검사들이 반발하는 등 수사팀과 수사 지휘부
사이에 내부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국정원과 검찰 주변에선 정설로
통한다.

◆「보물선 커넥션」 의혹 =이용호씨가 보물선 인양 사업을 하고 이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 154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리는 과정에 김씨가 어떤
역할을 했느냐가 의혹의 핵심이다. 국정원은 99년 말 해저 보물에 대한
사전답사까지 벌였으나 작년 1월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고, 이씨는 이
사업을 추진하던 오모씨와 손을 잡고 작년 말부터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따라서 이 과정에 김씨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가 경제단장으로 재직시 보물선 조사를 벌인 데다, 이씨와는
고교 11년 선배로 평소 친분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대목에서 또 하나 의혹은 김씨와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
예금보험공사 전무의 연계 여부이다. 이 전무는 『해저 보물 발굴 사업을
하던 최모씨와 오모씨측에서 자금난을 겪고 있으니 동업자를 알아봐달라고
요청해와 전 직장 후배 허옥석(42·구속)씨를 통해 이씨를 소개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 김씨가 개입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허옥석씨 역시 김씨의 고교후배이기도 하다. 「김형윤→허옥석→
이형택」으로 연결고리가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용호 비호의혹 =김씨는 검찰 수뇌부는 물론 정권 실세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현 정권 들어 승승장구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씨가 김씨의 인맥에
접근하기 위해 금품 등을 매개로 김씨와 친분을 유지하려 했고, 김씨는
이씨에게 정·관계 인사들을 소개해주는 가교역을 했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형윤씨는 누구?
DJ정권 들어 초고속 승진, 기업정보 총괄

김형윤(53) 전 국정원 경제단장은 현 정부 들어 고속 출세한 국정원 내
대표적인 호남 실세다. 전남 해남 출신으로 광주상고와 중앙대 정외과를
졸업한 뒤 지난 76년 구중앙정보부에 들어갔으며, 주로 호남
지역에서 근무해왔다. 97년 광주지부 정보과장으로 발탁되면서
3급(부이사관)으로 진급했다. 김대중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98년 초
국정원 내 요직으로 꼽히는 본부 경제과장으로 발탁돼 중앙으로
진출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3급 진급한 지 3년 만에 2급(이사관)보직인
경제단장직에 올랐다. 보통 5~6년이 걸리는 것을 반으로 단축한
'고속승진'이라 당시 화제가 됐었다. 경제단장은 경제부처, 주요
경제단체, 공기업과 대기업의 주요 정보를 총괄하는 자리이다. 사교술이
좋아 국정원 내 '마당발'로 통하며, 광주상고 재경동창회 소속
등산모임인 산우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동문관리'도
철저히 했고, 그 과정에서 이용호씨와도 알게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