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휴지통」,너는「쓰레기」”

부산 경성대 오태렬(22·전기전자공학4년)씨와 같은 과 친구인
김일화(22)씨의 별명이다. 이들에게「휴지통」은 모아서 재활용한다는
뜻을,「쓰레기」는 헌책이란 의미를 담고 있어 듣기 거북한 별명이
아니다.

이들의 독특한 별명은 지난 3월 학기 시작과 함께 시작한 사이버
헌책방「아나바다(www.kyungsung.wo.to)」때문.

『학기가 바뀔 때마다 책값이 고민되더라구요.』(오태렬씨) 교양서적
1만5000원부터 전공서적 3만원대에 이르는 책값, 그것도 한 학기
10권이상 준비해야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아 사이트를 개설한 것.
대학마다 헌책·학용품 물물교환장터가 요모조모 운영되고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사자 팔자 글들이 오르내리긴 하지만, 헌책 거래 전문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해 많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일화씨는 『교양서적은 학과 친구나 동아리방을 찾아다녀 그나마
헌책을 구하기 쉬웠지만, 타학과 전공서적은 구하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필요한 책 정보를 공유하는 전문 사이트 운영을 시작하게 됐지요』라고
했다.

사이버 헌책방은 지난 3월 개점 후 점점 학생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새 학기 개강 초에는 하루 500회 이상의 조회건수를 기록하는 「바람」을
일으켰다. 거래 가격은 대개 새책 값의 20~50% 정도이고, 때때로
「공짜」기증도 있어 「클릭」수를 늘려주고있다.

오씨와 김씨가 사이트 운영을 위해 총 투자한 돈은 3만원. 서버사용료로
연간 2만4000원을 냈고, 게재 목록을 인쇄해 교내 학생회관과 식당 등
길목에 붙이기 위해 산 테이프 값이 고작이다. 『붙이지 말라』고
잔소리하던 청소 아줌마와 숨바꼭질 한 기억도 이들에겐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현재 졸업을 앞두고 취업준비중인 이들은 사이버 헌책방을 운영할 2대
「휴지통」과 「쓰레기」를 찾고 있다. 후배 운영자들이 경성대 뿐만
아니라 부산지역 모든 대학들과 헌책방 네트워크를 구축해줬으면 하는
것도 이들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