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개천절이란 말이 처음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94년 초 '단군릉'
복원공사가 본격 착수되면서부터다.
북한은 93년 10월 사회과학원 주관으로 '단군릉 발굴보고'를 발표, 평양
강동군 문흥리 대박산 기슭에서 단군과 그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굴했으며, 그 연대를 측정한 결과 5011년 전의 것으로 확증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단군과 그 부인의 유골이 발굴됐다는 곳에 단군릉
복원공사를 추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공사와 관련해 개천절이라는 말을
몇번 사용했다.
북한은 이듬해 10월 단군릉 복원공사를 마무리하고 준공식을 가졌으며,
12월에는 처음으로 단군제를 봉행했다. 95년 11월에는 평북
묘향산에 있는 단군교도들의 집단처소인 단군사를, 지난해
9월에는 황남 구월산의 삼성사(환인·환웅·환검(단군) 세 성인의
제사를 지내던 곳)를 각각 복원하는 등 단군관련 유적복구에도
주력하고 있다.
북한은 단군릉을 복원한 것을 계기로 95년부터 매년 10월 3일 현지에서
단군제를 지내고 있고, 97년부터는 공식적으로 개천절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개천절 행사는 97년 9월 결성된 단군민족통일협의회(회장 유미영)
주관아래 단군릉에서 진행되는데 단군제, 기념식과 함께 취주악 연주,
민족음악무용·민속놀이 공연 등도 곁들이고 있다.
북한이 95년 이후 매년 개천절 기념식과 행사를 거행하고 있지만
개천절은 정권수립일(9.9)이나 당창건일(10.10)과 같은 국가명절도,
추석·한식·단오와 같은 민족명절도 아닌 기념일에 불과하고 공휴일도
아니다. 95년 이후 발간되고 있는 '조선대백과사전'이나 99년에 나온
'력사사전' 제1권에도 개천절이라는 용어는 올라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