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BC제 없이 무가지 산정 불가능…말만 자율 ##

조선·동아·중앙 등 ‘빅3’ 신문 길들이기란 비판을 받으면서 졸속으로 추진돼온 신문고시를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부터 강행하기로 해 앞으로 큰 논란이 예상된다.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은 5일 공정위 전체회의에 신문협회 자율안을 상정해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가 신문협회 자율안을 100% 수용하지도 않을 예정인 데다, 신문협회안의 일부 내용도 신문업계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무가지, 유가지의 산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신문협회 자율안은 유·무가지 산정근거를 ABC부수 기준으로 한다는 조항조차 넣지 않았다가 뒤늦게 공정위 의견을 다시 받아 부활시켰다. 현재 중앙일간지들 중 한국 ABC(신문발행부수공사기구)협회로부터 공사를 받아 부수 내용을 공개하고 있는 신문은 조선일보뿐이며, 최근 동아·중앙일보가 예비공사를 받았다. 여기에 매일경제신문도 ABC 공사를 받겠다고 밝혀 점차 ABC제도가 정착되는 추세다.

광고주협회 관계자는 “현재 신문업계 사정을 보면 ABC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유·무가지의 엄격한 산정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공인된 ABC부수가 있어야 신문고시도 시행이 가능하고 광고료도 제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신문사 판매국 간부는 “신문협회 판매협의회에서 자율안을 만들어 신문협회에 제출했는데, 협회 운영위원회는 이를 무시하고 외부인사 위주의 11인 ‘신문공정경쟁위원회’를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새로 구성키로 결정했다”며, “이는 정부 주도의 소위 ‘언론개혁’에 동조하는 신문사 대표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 신문협회 집행부 구성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따라서 신문협회의 이 위원회 구성 과정과 결과가 주목된다. 친정부 인사나 특정 신문에 호의적인 인사로 이 위원회가 구성될 경우 신문고시 시행 과정에서 규약 위반 신문에 대한 징계 등에 있어 불공정 시비가 나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말로는 ‘자율 규약’이라고 하지만 이미 2000년 11월에 만든 신문협회 자율규약은 폐기한 채 정부 주도로 추진된 결과로 만들어진 ‘타율적 자율 규약’인 데다, 이미 조용중 전 신문협회 신문공정경쟁위원장이나 차배근 한국언론학회장 등 기존의 자율기구 위원들이 사퇴한 상태에서 구성되는 조직이어서 투명하고도 공정한 인선이 되지 않을 경우 신문업계의 반발을 살 우려도 있다.

조용중 전 ABC협회 회장은 “새로 구성된다는 신문공정경쟁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신문업계 밖의 인사가 과반수를 넘고 있다”며 “자칫 신문업계의 특성을 모르는 외부 인사들이 무리하거나 과도한 규제와 제재조치를 내릴 경우 신문업계 질서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회장은 “결국 신문시장의 공정성 확보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더라도 신문업계 내부적으로 의지를 갖고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