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휘준(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아프가니스탄의 바미안 석불 파괴와 맞먹는 ”문화 테러”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90년대 초 현장에서 고구려 벽화를 처음 봤을 때 1500년 짝사랑해온 상대를 만나는 흥분을 느꼈다.

고구려 벽화가 없다면 우리는 고구려인들의 생생한 삶을 이해할 수도 없다. 특히 장천1호분의 예불도는 고구려에서 불교가 어떻게 전파되고 보편화됐는지, 불상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사료였다. 도굴된 벽화 고분의 수요자일지도 모르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 한중일 삼국의 공동 조사와 대응이 필요하다.

■신형식(이화여대 명예교수·한국고대사)=삼실총과 장천1호분은 고구려 벽화 고분의 총화라고 할 만한 고분이다. 북한 뿐 아니라, 중국의 고구려 고분 벽화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시킬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고구려 고분 벽화는 우리 민족을 넘어 세계의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흔히 고구려하면 강인함만을 생각하지만, 지난 93년 삼실총에서 선한 눈매에 마치 부처의 얼굴을 한 것처럼 잘생긴 역사를 바라 보면서 고구려인에 대해 다시 생각했던 장면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