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부터 경북 예천공항은 80년대처럼 군용기만 뜨고내리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만성 적자를 이유로 그나마 하루 1회뿐인 운항편(김포행)을 없애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또 오는 8일부터 김포~군산 부산~목포 노선을, 아시아나는 10일부터 부산~광주 부산~강릉 군산~제주 노선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선은 불과 24개(서울 연결 12개, 지방 간 노선 12개)로, 95년 이전 수준으로 전락하게 됐다.
◆ 왜 줄어드나 =양 항공사는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가뜩이나 적자인 마당에 미국 테러사건 여파로 승객마저 줄어 취항 규모를 줄이지 않고는 도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적자의 주범인 국내선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국내선에서 각각 1164억원과 5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3년 누적적자가 4000억원에 이르는 대한항공은 “IMF 직전 80%에 가깝던 탑승률이 요즘은 70%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라며 울상이다. 작년 김포와 김해공항을 제외한 14개 지방공항 역시 총 496억원의 적자를 냈다.
◆ 인천공항 개항 여파 =인천공항 개항도 지방노선 수지를 악화시켰다는 게 양 항공사들의 주장. 종전에는 지방도시~김포 간 비행기 하나로 서울행 손님과 국제선 승객을 모두 유치할 수 있었지만, 인천공항 개항 이후 목적지가 둘로 나뉘는 바람에 손님이 줄었다는 것.
현재 지방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국내선은 부산과 제주 2개 노선뿐. 이 때문에 지방 주민들이 국제선을 타기가 전보다 훨씬 불편해졌으며, 항공편을 이용한 수출도 차질을 빚고 있다.
◆ 대책은 없나 =항공사들은 “국내선 단위요금은 1㎞당 159.2원으로 일본(425.6원)은 물론, 대만(227.7원), 중국(211.4원)보다도 훨씬 낮아 원가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요금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개발연구원 박용화 항공팀장은 “국내선의 만성 적자는 항공사들이 대형 항공기 위주로 운영해온 탓에 승객 수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항공대 양한모 교수는 “미국·유럽·대만 등과 같이 50인승 내외의 소형 항공기로 단거리 국내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을 육성하는 방안을 포함해 지방공항 육성대책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