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에서 굿나잇까지
이상현 지음 예사모 펴냄
8000원

조선일보기자, 교통방송 편성국장을 지낸 저자가 90년부터 98년까지
방송국에서 겪은 일화들을 모았다. 93년 '밤과 음악 사이' 생방송 도중
청취자와 전화통화. 신청곡을 접수한 MC가 '누구랑 듣고 싶으세요'라고
묻자 '김일성 주석이랑 김영삼 대통령하고 듣고 싶은데요." 당연히
수사가 이어졌고 문제의 인물은 경기도 부천에 사는 30대 정신이상자로
밝혀졌다.

하긴 방송은 되돌릴 수도 없는 초 싸움터. 교통방송 MC들의 최대 적은
교통체증이다. 갑자기 사회자가 바뀌든가 그럴듯한 변명으로
'현장중계'를 할 경우 십중팔구는 사실상 교통체증으로 인한
방송사고라는게 저자의 실토다. 사회자들의 취중방송은 오히려 애교에
속한다.

게스트도 만만치 않은 사고를 친다. 군사평론가 모씨는 "해병대가 가장
용감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6.25때 모든 뒷마무리를 한 것은 사실
육군이었다"고 대수롭잖게 말했다가 '몽둥이'로 맞아죽을 뻔한 봉변을
겪어야 했다.

생방송에서 가장 신경쓰는 문제는 우리 사회의 금기사항이다. 종교 지역
심지어 민족문제까지. 한번은 중국사람들을 비하하는 퀴즈문제를 냈다가
서울에 사는 화교들이 대거 몰려와 항의하는 통에 곤욕을 치렀다. 이런
사건들을 대하는 저자의 생각 또한 흥미롭다. "일처리를 끝내고 나면
그래도 우리 방송 많이 들으니까 이런 일도 생기는 것 아닌가 뿌듯한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