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와 김덕홍씨를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황씨의 인권과 미국 방문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황씨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한나라당 강창성, 이윤성 의원은 “정부가 황씨의 방미를 막고 있는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목숨을 걸고 망명한 황씨의 기본적 인권이 남한에서 제약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유흥수 의원은 “황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행동의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미국 의회가 황씨의 신변보장을 약속했는데도 불구하고 방미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황씨가 미국에서 현 정권의 햇볕정책을 비판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 아니냐”고 물었다.

황씨는 최근 자신의 저서에서 “김대중 정부는 적을 강하게 하고 우리를 약하게 만드는 햇볕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희상 의원 등은 “정부는 황씨를 철저히 대한민국 국민으로 대우하고 있으며, 스스로 북한의 테러 대상이라고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에 일반 귀순자보다 더 철저히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며 “방미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미국 국무부와 신변보장 합의가 안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황씨는 증언에서 “나의 방미가 남북관계의 발전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며 “초청을 받았으므로 정부가 승인하면 미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망명 당시 남한 정부로부터 북한이 민주화될 때까지 신변안전과 북한의 민주화를 위한 활동의 자유를 보장받았으나 현 정권은 오히려 내게 5가지 제한조치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테러문제와 관련, “독재국가의 속성은 테러로 이어진다”면서 “70년대 후반부터는 김정일이 테러공격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80년대 초 김정일은 적은 예산으로 살상력을 높일 수 있는 생화학 무기 개발을 지시했으며, 86년부터 개발한 고사포, 화승총 등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