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의 '부도덕성 단죄'라는 검찰 설명에도 불구하고
'골프재벌' 박순석(57) 회장의 구속을 둘러싼 궁금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잘 나가던 호남 출신(전남 신안)에, 권력 실세와의
교분설이 나돌던 그의 '무게'에 견줘볼 때 내기골프 및 도박이라는
사유가 아무래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재계·관계에서 오래 전부터
'G&G그룹 이용호 회장 다음은 박 회장"이라는 말이 나돈 점도
이런 의구심을 부추기고 있다.
◆수사 배경 뭔가 =수원지검 강력부는 26일에도 "이번 수사는
내기골프와 도박혐의에 한정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검찰은 또
'박 회장 검거가 하필 이용호 국감을 하루 앞둔 23일이었느냐'는
질문에 "지난 18일 검거하려 했으나 정보가 새 헛정보를 흘려 안심시킨
뒤 현장에서 돈 건네는 장면을 촬영하고 붙잡았다"며 이례적으로
수사과정을 공개했다.
박 회장측의 설명은 뉘앙스가 다르다. 박 회장 본인부터 구속 직후
"검찰이 짜깁기 수사로 나를 얽어 매려 한다"고 강력 반발했으며,
측근들은 "포커도 할 줄 모르고 고스톱도 10년 전에나 친 분을
파렴치범으로 모는 게 너무 억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적 이유 있나 =이런 관측은 박 회장이 평소
정치권·검찰·국세청·경찰의 고위·요직 공무원뿐 아니라 군
장성·언론계 인사들까지 관리해왔다는 소문과 함께 나오기 시작했다.
'권력 내부 암투설' '이용호 게이트 물타기용'이라는 등의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검찰 뿐 아니라 박 회장 측도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은
경계하고 있다. 박 회장의 사위인 이신철 신안 상무는 본지 기자에게
"우리 기업의 컬러 자체가 지역색이 강해 몸을 사려왔다"며 "정치
자금도 매우 민감하게 생각해 분명하게 처리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나도는 얘기는 다르다. 민주당 동교동계 한 의원은
"박 회장이 도박으로 잡혀간 것은 말이 안 되고 억울하게 됐다"며
'동정론'을 폈다. 또 다른 동교동계 실세의 측근도 "박 회장이 우리
돈줄이어서 반대파가 우리를 견제하기 위해 집어넣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들었지만 틀린 얘기"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회장
구속이 동교동계 등 여권 핵심부 쪽으로 의혹이 확산될 것을 우려, 박
회장을 외부와 「격리」시킴으로써 이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 덧붙여 신승남 검찰총장과 박 회장 사건을 처리한 수원지검의
정충수 지검장이 목포고 선후배 간인 점도 주목된다. 이 정권 실세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이용호 게이트로 신 총장이 곤경에 처해 있자 정
지검장이「원격지원」을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수사확대되나 =검찰은 극력 부인하고 있다. 애초부터 '로비'에
초점을 맞췄다면 강력부가 아닌 특수부가 개입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박 회장이 정·관·재계의 주요 인사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온
사실이 밝혀질 경우에도 검찰이 수사를 '도박'에만 한정시킬 것이냐는
점이다. 이 사건이 터지면서 박 회장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정치인·국세청·경찰 주요 간부들의 구체적인 이름이 나오고
있다.때문에 검찰의 '의지'와 관계없이 박 회장 수사가
'제2라운드'로 접어들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