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G&G그룹 이용호 회장과 관련된 주가 조작설이 증권
전문 인터넷 사이트에 떠돌자, 경찰의 한 고위간부가 "이 회장과 그
회사들에 대해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을 수사해서
처벌하라"고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압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21일 밝혀졌다.
경찰이 인터넷 상에 유포되는 특정인과 개인에 대해 '수사 지시'를
내리는 것은 매운 드문 일로,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간부가 '악의적인 소문'이라고 수사 지시를 내린 내용들은
최근 금융감독원 조사등을 통해 대부분 사실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경찰의 고위 간부가 지난 5월초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두차례에 걸쳐 사람을 보내, '지난 3~4월부터
이회장이 계열사인 삼애인더스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등의 근거없고
악의적인 소문들이 인터넷에 나돌고 있으니 이런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을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에
대해 "사건 자체가 개인적인 것으로 수사대가 다룰 성격이 아니다"며
이같은 수사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한 소식통은 『문제의 경찰간부가 그런 압력을 해놓고서는 지금
이사건이 사회문제화되자 자신은 전혀 관련없다고 발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이 경찰 간부의 절친한 친구가 G&G에 근무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이 회장을 고소·고발한 사람들을 경찰이 파악해
위축감을 느끼도록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소개했다.
결국 이 사건은 삼애인더스 이모 차장이 고소하는 형식으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당시 여의도 증권가를 관할하는
영등포경찰서는 증권전문사이트 팍스넷에 이회장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혐의(명예훼손)로 회사원 임모(31·서울 강북구)씨 등 8명을 입건해 이중
일부가 지난 7월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씨의 주가조작 혐의는, 금융감독원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서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이
자료에서 작년과 올해에 걸쳐 이 회장이 관련된 6차례의
시세조종·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인 뒤, 이를 검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